세계일보

검색
달은 지구에서 38만㎞ 떨어진 가장 가까운 천체다. 1959년 옛 소련의 달 탐사선 루나 2호가 달 표면에 처음 도착했다. 10년 후인 1969년 인류가 첫발을 내디뎠다. 무인 달 탐사는 1976년 8월 루나 24호를 끝으로 30여 년간 사실상 맥이 끊겼다. 그 후에는 2013년 12월 중국 무인탐사선 창허 3호가 착륙한 것이 유일하다. 그간 달 표면에 착륙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뿐이다.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인도이다 .

한동안 관심에서 멀어졌던 국가 간 달 탐사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연설에서 “우주의 비밀을 풀겠다”고 언급한 후 2021년에 유인 달 탐사를 추진키로 했다. 중국도 얼마 전 우주개발로드맵을 공개하면서 2030년에는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2007년 아시아 국가 최초로 달 궤도 탐사 위성 ‘셀레네 1호’ 발사에 성공한 일본은 2020년에 달에 착륙선을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는 노무현정부 때인 2007년 ‘2025년까지 달에 탐사선을 보낸다’는 내용의 우주개발 로드맵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이 일정은 2012년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2020년 달에 태극기를 휘날리겠다”고 하면서 5년이 앞당겨졌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원위치됐다.

그런데 최근 문재인정부가 달 탐사 계획을 다시 2030년까지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박근혜정부 달 탐사사업의 실패 원인과 시사점’이라는 정책 자료집을 통해 “핵심기술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공약으로 내세워 밀어붙인 결과 실패로 끝났다”고 적폐로 몰면서 예견됐다. 이렇게 된다면 달 탐사 사업은 정치바람에 휘둘려 4차례나 일정이 바뀌는 셈이다. 과학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년을 연장하면 사실상 사업을 접는 것’이라는 반응이다. 달 궤도에 탐사선을 보낸 7번째 나라가 될 것이라는 이들의 꿈도 접을 수밖에 없다. 정치가 과학을 흔드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박태해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