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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에서 33년 만에 총성… 긴박했던 순간

입력 : 2017-11-13 21:59:43 수정 : 2017-11-14 00: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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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귀순 병사 후송작전 25분 13일 오후 3시 31분쯤 북측 초소에서 여러 발의 총성이 울리자 우리 측 초소 근무자들은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지역은 유엔사 소속 미군이 경계를 맡았지만 2004년 한국군으로 경계 업무가 이관됐다. 우리 군 초소 근무자들은 총성이 난 곳으로 감시 장비를 돌렸다. JSA 북측 초소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식별되어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JSA 지역 우리측 자유의 집 왼쪽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북한군이 포착됐다.

초소 근무 장병들은 개인화기인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차고 즉각 초소 밖으로 나와 북측 지역을 주시하면서 낮은 자세로 쓰러진 북한군에 접근했다. 만약 북한군이 쓰러진 귀순자를 향해 추가 사격을 가해올 수도 있어 포복 자세로 접근해 북한군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팔꿈치와 어깨 등에 총상을 입고 JSA 내 군사분계선(MDL)에서 50m 남쪽에 쓰러진 북한군을 대피시키는 데 25분가량이 소요됐다.

귀순 북한군은 병사(하전사) 계급장이 부착된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신원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총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북한군을 대상으로 이름과 계급 등 기초적인 정보를 묻는 초기 심문은 엄두도 내지 못할 급박한 상황이었다. JSA 경비대대는 즉각 유엔사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 유엔사는 가까운 주한미군 부대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고, 판문점 인근에 대기한 헬기는 부상한 북한군을 태우고 오후 4시 20분쯤 이륙했다.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는 과정에서 북한군이 쏜 총탄에 맞아 크게 다친 귀순 병사가 오후 늦게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수술실로 옮겨지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부상한 북한 병사는 외상 전문 병원인 경기 수원의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해적에 의해 온몸에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이국종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중증외상치료 전문의인 이 교수는 총상을 입은 북한군의 수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JSA 지역의 우리 측 초소에는 JSA와 북측 지역을 관측하는 감시 장비가 여러 대 설치되어 있다.

남북한 군이 공동으로 경비하는 판문점에서는 북한군이나 제3국 관계자가 MDL을 넘어 우리 측으로 귀순하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총격이 일어나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판문점 JSA에서 북한군이 북한군이나 제3국 인사의 남측 귀순을 저지하기 위해 발포한 것은 1984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다. 1984년 11월 23일 러시아인 바실리 야코블레비치 마투조크가 JSA 북측 지역을 관광하던 도중 우리 측으로 넘어와 귀순했다. 북한군이 마투조크의 귀순을 저지하기 위해 MDL을 넘어와 총격을 가하자 유엔군사령부 소속 우리 군과 미군이 대응사격에 나서 양측 간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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