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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고씨·측근이 기획… 나도 국정농단 피해자"

입력 : 2017-11-13 22:12:40 수정 : 2017-11-13 22: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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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재판서 “고씨·측근이 기획”/김성우 前수석 진술조서도 공개/“朴 개헌카드, 비선실세 국면전환용”
“국정농단이라고 표현하지 말라. 저도 완전히 (국정농단에) 당한 사람이다.”

박근혜정부의 ‘비선권력’ 최순실(61·구속기소)씨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조의연) 심리로 열린 고영태(41)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국정농단 기획은 고씨와 측근들이 한 것”이라며 오히려 자신도 국정농단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대면한 건 지난 2월6일에 이어 두 번째다.

최씨는 이날 고씨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25일 1차 대국민 사과를 한 무렵 최씨가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과 수차례 통화한 점을 거론하며 “대책을 논의하려 한 게 아니냐”고 묻자 “류상영이 대국민 사과에 관여할 급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재판장을 향해 “이건 공소사실과 관련 없으니 광범위한 정치적 질문은 안 받겠습니다”고도 말했다.

최씨와 고씨는 법정 안에서 서로 노려보듯 쳐다보며 기싸움을 벌였다. 고씨는 최씨가 증언하는 동안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감을 내비쳤고 헛웃음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10월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7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그동안의 반대 의사를 접고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를 전격 제안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편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태로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개헌’ 카드를 집어 들었다는 당시 청와대 관계자의 진술도 법정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날 같은 법원 형사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재판에서 공개된 김성우 전 홍보수석의 진술조서에 따르면 김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24일 박 전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이원종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정·경제·고용복지수석 등을 불러모아 (박 전 대통령이) 개헌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개헌 문제 발표 후 모든 언론이 그걸 쫓아가는 상황이었는데 당일 태블릿PC에 대한 보도가 나오면서 수습이 불가능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수석은 “개헌을 언급한 건 국면전환용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털어놨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국회에서 “임기 내에 헌법 개정을 완수하기 위해 국민 여망을 담은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날 오후 JTBC가 최씨의 국정농단 정황이 담긴 태블릿PC를 공개하며 개헌론은 동력을 잃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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