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뼈를 깎는 쇄신은커녕 서로 네 탓만 하는 한국당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7-10-22 23:10:54 수정 : 2017-10-22 17:34: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자유한국당의 이전투구가 가관이다. 친박계 원로인 서청원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사분오열된 당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역주행하는 홍준표 대표는 당과 나라를 위해 사퇴하라”고 했다. 최경환 의원도 앞서 홍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홍 대표는 “보수 궤멸에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라며 두 의원의 탈당을 거듭 요구했다. 서 의원과 홍 대표는 홍 대표의 ‘성완종 뇌물 사건’ 수사 협조 요청 사실을 두고서도 감정적인 설전을 벌였다.

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한 데 따른 후폭풍이 거셀 것은 예상됐다. 박 전 대통령부터 다른 전직 대통령과 달리 자진탈당을 거부하고 있다. 당내 친박 의원들도 조직적으로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친박계가 막무가내로 반발하는 것은 정치적 도리를 넘어서는 행위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대선에서 완패했다.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데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홍 대표는 윤리위 결정이 나온 뒤 “구체제와 단절하고 새롭게 출발하자”고 했다. 만시지탄이다. 자유한국당은 제1 야당이지만 대선 이후 집권세력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당 지지율도 집권당의 반도 안 될 정도로 바닥이다. 친박계의 거센 반발을 이겨내지 못하면 당의 새 출발은 더욱 어렵다. 서·최 의원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에서 재적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윤리위 결정 10일 뒤 당 최고위에서 제명이 결정된다.

당의 자중지란은 홍 대표의 일관성 없는 태도가 키운 측면도 있다. 두 의원은 지난 1월 인명진 비대위원장 때 당원권 정지 3년의 징계를 받았지만 홍 대표가 대선 때 표를 얻기 위해 징계를 풀어주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통합도 대의명분과 국민적 지지를 얻어야 한다. 그저 친박계 두 명 출당시키는 것으로 통합의 조건이 무르익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정부의 신적폐를 비판하고 나라를 바른 길로 끌고가려면 자신의 적폐부터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 한국당은 여러 차례 환골탈태를 다짐했지만 바뀐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통합으로 의원들의 수가 아무리 늘어도 당의 체질 변화가 없다면 국민의 신뢰 회복은 불가능하다. 쇄신은커녕 서로 삿대질하는 행태는 국민을 더욱 멀어지게 할 뿐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수지 '치명적인 매력'
  • 수지 '치명적인 매력'
  • 안유진 '순백의 여신'
  • 고민시 '완벽한 드레스 자태'
  • 엄현경 '여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