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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 도시관광 부작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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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1 14:00:00 수정 : 2017-10-21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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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 사진 ‘빈곤 포르노’… 타인의 공간 무단 침해 / 도심개발로 원주민 퇴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도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사람들은 옛것을 그리워하며 도시의 어제를 간직한 곳을 찾아 나선다. 도시관광이 빛을 보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따른다.

최근 논란이 된 ‘빈곤 포르노’ 문제도 그중 하나다. 몸만 겨우 누울 수 있는 비좁은 방 한칸, 바닥과 벽에 박힌 못에 어지럽게 널린 낡은 물건들, 겨울이면 방문 밖에 쌓여 있는 연탄, 공용화장실 등 도시의 겉모습에선 보기 힘든 풍경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쪽방촌’을 찾기 시작했다.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쪽방촌 출사’가 유행하기도 했다.

서울 돈의동, 동자동, 영등포 등에 서울의 얼마 남지 않은 쪽방촌들이 있다. 문제는 방문자들이 주민들의 허락 없이 그들의 사생활을 구경하고 담아간다는 점이다. 거주민의 거부에도 열린 방문으로, 좁은 창문 틈 사이로 렌즈를 들이대기도 한다.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됐다. ‘내가 가진 작은 것에 감사하게 됐다’, ‘마음이 아프다. 쪽방촌에 봄이 왔으면…’ 등 ‘가난’을 감상한 평도 빠지지 않는다. 남의 취미와 색다른 경험을 위해 원치 않게 사생활을 노출하게 된 사람들은 “우리가 구경거리냐”며 분노한다.

도시관광의 부작용으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낙후된 지역이 개발되면서 원래 거주하던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현상)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익선동이 대표적이다. 1920년대 지어진 서민을 위한 작은 규모 한옥들이 남아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익선동의 운명은 도심 속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소문이 나면서 달라졌다. 수십년간 이곳에 거주했던 사람들은 관광객들의 방문에 불편을 겪었고, 동네 인지도와 함께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높은 세를 감당하지 못해 떠나갔다. 그 자리는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세련된 소품가게 등으로 채워졌다. 서울 망원동, 성수동, 중림동 등도 고유의 특징을 간직한 동네였지만 지금은 젠트리피케이션에 몸살을 앓고 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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