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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때 감사원장 인준 부결… 文정부, 이번엔 '데자뷰'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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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1 13:30:00 수정 : 2017-10-21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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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행정학자 출신 윤성식 후보 여소야대 국회에 가로막혀 낙마 / '이상훈 전 대법관 유력' 전망 속 하복동·김용민 전 감사위원도 물망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황찬현 현 감사원장의 4년 임기는 오는 12월1일 끝난다.
황찬현 현 감사원장 임기만료가 4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후임자로 누굴 지명할지 관심사다. 문재인정부의 ‘뿌리’에 해당하는 노무현정부에선 정권 출범 첫해에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는 ‘참사’가 벌어졌는데 문 대통령은 과연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감사원장은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등과 마찬가지로 임명 과정에서 반드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문 대통령으로선 여소야대 국회와 또 한번 맞닥뜨리는 셈이다. 인사검증과 국회 청문회 및 본회의 인준안 표결 등 일정을 감안하면 조만간 후보자를 지명해 발표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장 인선과 관련해 쓰라린 경험이 있다. 그가 노무현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2003년 9월 노 전 대통령이 지명한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87표 대 반대 136표의 엄청난 표차로 부결된 것이다.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윤 후보자 인사검증을 주도한 문 대통령에겐 뼈아픈 사건이었다.
세계일보 2003년 9월27일자 1면. 전날 국회에서 윤성식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윤 후보자는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출신으로 노무현정부의 행정개혁에 이론적 지침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책 브레인이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의 정책자문 교수단에서 활동했고 노 전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야당은 이 점을 문제삼아 ‘전형적인 코드인사’라머 윤 후보자 인준안을 부결시킨 것이다.

문재인정부와 노무현정부는 인적 구성을 비롯해 여러 점이 닮았다. 2006년 노 전 대통령이 지명한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가 국회 반대에 부딪혀 낙마한 것처럼 문 대통령이 지명한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도 여소야대 국회의 인준안 부결로 임명이 좌절됐다. 만약 2003년 윤성식 후보자 때처럼 이번에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이 야당이 다수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두 정부 간에 완벽한 ‘데자뷰(기시·旣視)’가 벌어지는 셈이다.

결국 청와대로선 문재인정부의 개혁 의지를 공유하면서 야권도 동의할 만한 인사, 도덕성과 실력을 갖춘 진보성향 인사를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하는 게 핵심이다. 역대 감사원장을 보면 현 황찬현 원장을 비롯해 김황식(21대), 이종남(18대), 한승헌(17대), 이시윤(16대), 이회창(15대) 전 원장 등 법조계 인사가 많았다. 대부분 대법관, 헌법재판관, 검찰총장 등을 지낸 중량급 법조인이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감사원 청사. 감사원은 헌법기관으로 원장은 대통령이 반드시 국회 동의를 얻어 임명해야 한다.

최근 새 감사원장 후보로 이상훈 전 대법관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은 법조인, 특히 판검사 출신을 지나치게 중용한 박근혜정부 인사 스타일에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정부 들어 바뀐 법무부 장관과 국민권익위원장에 모두 법조인 아닌 법학자가 기용됐다. 두 자리 다 박근혜정부 시절엔 전직 검사가 임명됐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판사 출신인 이성호 현 위원장이 내년에 임기만료로 물러나면 비법조인이 후임자에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이 새 정부 첫 감사원장 후보자로 행정학자를 점찍었듯 문 대통령도 법조인 말고 재정·회계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학자 출신을 낙점할 가능성이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 감사원 사무차장·감사위원을 지낸 하복동 현 동국대 석좌교수, 역시 노무현정부 감사원에서 감사위원을 역임하고 세금 전문가로 알려진 김용민 현 인천재능대 세무회계과 교수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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