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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어이없는 외교부 간부들… ‘여자 열등’ 발언 국장 구명운동

입력 : 2017-10-20 06:00:00 수정 : 2017-10-20 16: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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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외교 철저 진상조사 지시에도 언론·국회 등에 입장 두둔 활동… 인사혁신 적용 선례 우려한 듯 / 징계수위 이르면 20일 발표
외교부 일부 간부가 ‘여자 열등(劣等)’ 발언을 한 A국장에 대해 구명(救命)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지난달 18일 외교부 A국장의 ‘여자 열등’ 발언 관련 보도가 나간 뒤 당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하자 본부 B대사는 장관실에 A국장에 대한 선처(善處)를 요구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고위 당국자 C도 강 장관, 언론, 국회 등에 A국장 입장을 적극 두둔하는 활동을 했다. 지난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일부 의원실이 A국장 발언에 대해 문의하자 국장급 간부인 D는 관련 자료 사본을 들고 “A국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며 A국장을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과장급 간부 E와 일부 일반 직원도 국감 전날(11일) 의원실에 A국장에 대한 질의를 하지 말 것을 읍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12일 국감에서 이와 관련해 강 장관에게 “사실 그런(A국장의 발언) 것과 관련해서 본인에게 직접 질문도 하고 싶고 그랬었는데,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서, (A국장을 옹호하는)이런 의사들이 전달돼 와서 본인의 명예를 소중히 생각해 여기서 직접 질문을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국장 발언에 대해 “일종의 여성에 대한 비하 발언일 수도 있고, 여혐(여성혐오) 발언일 수도 있다”며 “여자가 열등하다, 혹은 요즘은 여성이 강하다, 이런 것은 다 적절한 것(발언)이 아니다. 당사자(A국장)는 다르게 소명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이런 의식을 가지고 외교부가 임하고 있다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18∼27일 외교부 A국장, 보도 기자, 동석 기자 2인에 대한 대면(對面) 및 서면 조사를 마치고 국감 전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국감(12일) 이후로 미뤘다. 외교부 담당 부서는 ‘여자 열등’ 외 일본군위안부 및 학벌 관련 등 지난달 14일 만찬에서 있었으나 보도되지 않은 A국장 발언 전반에 걸쳐 조사했다. 외교부는 18일 A국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했으며, 이르면 강 장관이 유럽연합(EU) 등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한 다음 날인 20일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A국장에 대한 구명 운동에 대해 “이번 건이 인사분야 혁신안 발표(지난달 11일) 직후이자 재외공관이 아닌 본부에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인사혁신안 적용의 첫 케이스가 될 경우 자기들(외교부 핵심들) 입장에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다는 생각에 총력전을 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런 집단 움직임은 개인주의적이고 몸을 사리는 외교부 특성상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노규덕 대변인은 구명 운동이 조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가 아닌지 묻는 말에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대변인이 가타부타 뭐라고 말하는 것은 상황과 맞지 않는다, 적절치 않다”(지난달 26일 정례브리핑)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19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안이) 기자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 조직원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했다.

외교부에서 30여년간 근무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외교부 움직임에 대해 “외교부는 학연, 근무 연고도 중요하지만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한 계보가 수십 년씩 내려오며 이너서클(inner circle)을 형성하면서 주요 보직을 주고받고 있어 이들 눈밖에 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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