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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의 저주' 끊어라]관심 못받는 패럴림픽… ‘찬밥’ 신세될라

입력 : 2017-10-17 06:00:00 수정 : 2017-10-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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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 홍보 없어… 표 1만장도 못 팔아/정부가 PR 팔걷어 ‘올림픽보다 흥행’/장애인 인식 바꾼 ‘2012 런던’ 배워야 2012년 런던패럴림픽은 올림픽도 달성하지 못한 전 경기 매진 신화를 썼다. 국가 주도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덕분에 입장권 270만장이 모두 동났고 대회 조직위는 입장권 추가 판매를 진행하며 밀려드는 손님을 맞았다. 더 놀라운 성과는 영국 사회가 패럴림픽 흥행을 계기로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이 확 바뀌었다는 점이다.

대회 종료 후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 전체 성인의 약 33%가 패럴림픽이 끝난 뒤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답했다. 또 영국 전체 성인의 약 81%는 패럴림픽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 놓았다고 평가했다. 조사 결과에 탄력받은 영국 정부는 장애인 문화사업과 인프라를 대폭 늘려 장애인의 복지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처럼 패럴림픽은 지역사회에 올림픽 못지않은 긍정적 파급효과와 선순환구조를 가져올 수 있지만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은 여전히 찬밥신세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패럴림픽 입장권 판매량은 총 22만장 중 9155장(4.2%)으로 붐 조성에 실패했다. 이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10일 김주호(56) 콜라보K 대표를 기획홍보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홍보가 부진하고 입장권 판매량이 적다. 이 문제를 기획홍보부에 일임해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애인체육계에서는 김 위원장이 패럴림픽 홍보 경험이 없어 기대할 것이 거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또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조직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부서가 패럴림픽 홍보를 겸하고 있어 독자적인 홍보조직이 없다.

한국 남자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지난 4월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아이스하키선수권 A-Poll 노르웨이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3-2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문제는 이뿐 아니다. 조직위는 ‘PyeongChang 2018’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대회를 홍보 중이다. 하지만 해당 채널 게시물 수를 보면 올림픽 홍보영상은 43개, 패럴림픽은 7개로 무려 6배 이상 차이 날 정도로 온도차가 크다. 홈 화면에는 △올림픽 홍보영상 △홍보대사 영상 두 개의 메뉴만을 내세워 채널 방문자가 패럴림픽 관련 영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

시설 사후 활용방안을 논의할 때도 전 과정에서 올림픽정신으로 장애인체육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한국 체육에서는 시설물을 지을 때 장애인은 거의 소외됐다. 최근 거스히딩크재단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경기장을 표방하며 ‘드림필드’를 만들었지만 정작 시각장애인들은 사용하기 힘든 시설이란 점이 단적인 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이현옥 홍보부장은 “그동안 시설을 지을 때나 사후 활용방안을 만들 때 장애인체육계와의 논의가 소홀했다”며 “평창과 강릉 일대 시설물을 생활체육인과 엘리트체육인이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획단계부터 장애인체육도 참여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회 홍보 실패로 패럴림픽의 여러 순기능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선대 김민철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패럴림픽이 큰 부가가치 효과를 낼 수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대회다. 수요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할인 정책이나 홍보방안을 강구해 올림픽과 쌍끌이 흥행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병수·최형창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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