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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자연 파괴… 갈 곳 잃은 동물 병원체의 역습 경고

입력 : 2017-10-14 03:00:00 수정 : 2017-10-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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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콰먼 지음/강병철 옮김/꿈꿀자유/2만2000원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데이비드 콰먼 지음/강병철 옮김/꿈꿀자유/2만2000원


‘도도의 노래’로 유명해진 세계적인 과학저술가 데이비드 콰먼의 역작이다. 저자의 관심사는 인간과 동물 공통의 감염병이다.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요독증후군의 공통점은 모두 동물의 병원체가 인간에게 건너와 생기는 병, 즉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인간은 개체수가 70억을 넘으며 13년에 10억명씩 늘어난다. 달이 차면 기울듯, 기나긴 지구의 역사 속에서 지나치게 번성한 생물은 스스로 멸망한다는 것이 법칙처럼 되풀이됐다. 인간은 너무 탐욕스럽다. 숲을 베고, 흙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심지어 지구 자체의 기온을 올리는 일도, 이익을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 동물은 이제 갈 곳이 없다.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로 점점 살 곳이 줄고, 인간이 지은 집과 공장과 도로에 밀려 살 곳을 빼앗긴다. 인간은 고기를 위해, 실험을 위해, 심지어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죽인다. 이 과정에서 내몰린 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인간의 주거지로 들어오면서 접촉 기회가 늘어난다. 동물이 숙주인 병원체도 갈 곳이 없다. 인간이 나무를 자르고 토종 동물을 도살할 때마다, 마치 건물을 철거할 때 먼지가 날리는 것처럼 주변으로 확산한다. 밀려나고 쫓겨난 미생물은 새로운 숙주를 찾든지, 아니면 멸종해야 한다. 그 앞에 놓인 수십억 인체는 기막힌 서식지다. 이들이 특별히 인간을 표적으로 삼거나 선호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너무 많이 존재하고, 너무 주제넘게 침범하는 것이다.

저자는 “인류를 멸망으로 몰고 갈 사건으로 기후변화와 전 세계적 유행병을 든다”면서 “이때 전 세계적 유행병은 틀림없이 인수공통감염병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류인플루엔자도, 사스도, 에이즈도, 에볼라도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저자는 “인간과 동물은 한없이 접촉할 것이다. 지금 인간이 동물의 서식지를 무차별적으로 침범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늘고 있다”고 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중국 남부의 박쥐 동굴과 광둥성의 식용동물시장, 콩고 강변의 외딴 마을들, 중앙아프리카의 정글, 방글라데시의 오지 등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병원체의 세계를 소개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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