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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조선·해운, 위상 회복 언제쯤…

입력 : 2017-10-09 20:21:36 수정 : 2017-10-09 20: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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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한진 파산후 점유율 급감 / 조선사는 매출·순이익 곤두박질 / 자산 팔아 겨우 ‘불황형 흑자’로 / 정부는 각자 도생의 길만 요구 / 업계 “경쟁력 강화 정책지원 절실” 지난해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추락하기 시작한 해운·조선강국 한국의 위상 회복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정관리에서 회생하지 못해 지난 2월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국적 선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급격히 하락했고, 조선업계는 수년간 지속한 글로벌 불황의 여파로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9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전인 2016년 8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각각 세계 선복량의 3.0%, 2.1%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8월 현재 유일한 대형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세계 전체의 1.7%에 불과했다. 점유율이 1년간 3.4%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5대 글로벌 선사 선복량 점유율은 52%에서 58.4%로 상승했다.

한국 선사의 세계 물동량 점유율도 2015년 11.9%에서 2017년 1~7월 5.7%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한진해운이 2016년 홀로 점유했던 5.1% 가운데 대부분이 현대상선이 아닌 외국 선사에게 넘어간 꼴이다.

해운업과 높은 상호연관성을 지닌 조선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3분기 현대중공업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4조347억원, 영업이익 945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1분기에 10분기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7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도 매출액 1조8139억원, 영업이익 318억원을 기록해 5분기 연속 흑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현대중공업은 매출액이 54.4%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0.6%, 78.0%씩 감소한다. 삼성중공업도 매출액은 34.7%, 영업이익은 62.2%, 순이익은 76.8% 각각 줄어든다. 두 회사가 임금 반납, 비핵심 자산 매각 등으로 겨우 흑자를 유지하지만 충분한 신규 수주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불황형 흑자’ 산업의 모습이다.

최근 들어 대규모 수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나 조선업 특성상 이는 1∼2년 뒤에야 손익에 반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까지는 매출이 줄고 구조조정 강도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되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해운산업의 경쟁력도 키우고 조선업의 물량도 확보하는 해운·조선·금융 상생 발전모델 개발보다 시장 논리를 앞세운 각자 도생의 길만 요구하는 모양새다. 특히 업계에서는 조선산업이 수출선 위주의 선박건조에 집중하고, 정부 정책도 여기에 맞추어져 있어 조선소에 제공하는 국내은행의 선박금융이 외국 선사에만 돌아가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KMI는 “우리 선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박 발주에도 국내은행들의 선박금융이 지원되는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되면 조선소 수주절벽 시에 우리 해운사 발주물량 확보가 가능하고, 해운사는 선박금융을 통한 저선가의 선박 발주를 할 수 있어 향후 시황 개선 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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