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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지역 정체성 고민 없이 상투적 의인화… 생명력 짧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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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23 14:00:00 수정 : 2017-09-22 1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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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캐릭터를 통한 브랜딩 작업을 하는 이유는 해당 지역의 고유성과 매력을 극대화해 대중에게 각인하기 위해서다. 잘 만든 도시 브랜드는 일본 구마모토현의 ‘구마몬’처럼 경제산업적 효과를 가져온다. 정재욱(50·사진) 울산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22일 “지자체 캐릭터 사업의 성패는 차별화된 캐릭터 개발과 이를 활용하려는 지자체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전국 지자체가 갖고 있는 캐릭터는 소재나 디자인에서 상투적이다. 동식물, 지역상징물, 특산물 등 소재에 관계없이 모두 반짝반짝한 눈에 활짝 웃는 입 모양을 하고 손발이 달려있다. 단순히 형태를 변형하거나 의인화해 디자인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지역 정체성이나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정 교수는 “대다수 지자체가 담당공무원을 통해 업체를 선택하고, 무성의하게 캐릭터를 만드는 수준에 그친다”며 “지역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 뒤 트렌드에 맞게 이미지로서의 조형성과 차별성, 접근성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치단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자체 캐릭터와 상징물은 지자체장이 바뀌면서 교체되거나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서 캐릭터의 관리와 활용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캐릭터 활용을 위해선 지속적인 노출은 필수적이다.

정 교수는 “캐릭터를 개발한 뒤 지역주민들에게 인지시키는 데만 많은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인 계획과 전 부서 차원에서 활용하겠다는 높은 의지를 갖고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 출판만화, 정책홍보물, 홈페이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다양한 통로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캐릭터의 이미지 관리도 중요하다.

정 교수는 “캐릭터도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입고, 어떤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하는 정체성이 있다”며 “어울리지 않는 곳에 등장하면 정체성에 혼란이 오듯 컨트롤타워를 두고 장기적 전략에서 캐릭터성이 선명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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