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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은 무엇입니까?…김승영 작가가 던지는 질문

입력 : 2017-09-19 11:39:55 수정 : 2017-09-19 11: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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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미술관이 ‘오늘의 작가’로 김승영 작가를 선정해 15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전시를 갖는다. 김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설치작업을 선보여 왔다. 작업에 소리를 사용하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람에게 마음과 감정이란 무엇인지 살펴보는 작업으로 자신을 탐구하고 있다.

1층 전시실 한 가운데에 출입문만 있는 방이 있다. 조그만 방이다. 닫힌 방에서는 계속해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관객이 호기심에 문을 여는 순간 그는 방 안에 아주 희미한 조명이 켜져 있는 유리 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순간 문 두드리는 소리가 멈춘다. 대신에 새로운 소리가 들린다. 비질하는 소리이다. 관람객은 어둠 속에서 유리 벽에 희미하게 비친 자신의 낯선 모습을 보며 생경한 비질 소리를 듣는다. 비질 소리로 인해 관객은 스스로를 바라보며 무엇인가 깨끗이 쓸어버려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무엇이건 간에 말이다.

3층 전시장 바깥 테라스에는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이 있다. 지저분한 유리 너머에 있어 어렴풋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무엇인가 낯설다. 부처의 오른 손이 눈물을 훔치는 것 같은 모습이다. 전시장 밖에서 슬퍼하며 고뇌하고 있다. 부처는 자신의 문제로 슬퍼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시장에 들어오는 관람객들 때문에 비통해 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아무튼 온갖 번뇌를 끊고 해탈한 부처가 눈물을 보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편완식 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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