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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은 이날 한반도 상공에서 적 지상시설을 공습하는 훈련을 했다. 지난달 31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이번 훈련에는 미국 공군 B-1B 전략폭격기 2대와 미국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 4대가 투입됐다.
괌에서 출격한 B-1B와 일본에서 출동한 F-35B는 우리 공군 F-15K 전투기 4대와 함께 강원 태백 필승사격장에 진입했다. B-1B는 MK-84 재래식 폭탄을, F-35B는 정밀유도무기인 합동직격탄(JDAM)을 투하했다. F-15K도 MK-82 재래식 폭탄을 투하했다. 훈련에는 비활성탄(폭약을 제거해 폭발성 없음)이 사용됐다. 훈련 직후 미군의 B-1B와 F-35B는 군사분계선(MDL) 인근을 향해 북상해 경기 동두천 상공까지 무력시위 비행을 했다. F-35B가 북한과 가까운 지역 상공까지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 도발에 대한 응징 의지를 보여주고자 MDL 근접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 B-1B 전략폭격기가 18일 한반도 상공에서 MK-84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
B-52H B-2와 함께 미군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히는 B-1B는 최대 61t의 무장을 싣고 마하 1.2의 속도로 날아가 공습할 수 있다. 핵무기 탑재능력은 없으나 괌에서 2시간 이내에 한반도에 전개할 수 있어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한다. 우리 공군이 내년부터 2021년까지 40대를 도입할 F-35A의 해병대 버전인 F-35B는 스텔스 성능 덕분에 적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으며 수직이착륙 능력을 갖춰 강습상륙함에서 운용된다. 지난 1월 해외 미군 기지 중 처음으로 일본 야마구치(山口) 현 이와쿠니(岩國)에 배치됐다.
활주로에서 수직으로 이륙하는 F-35B. 록히드마틴 제공 |
한·미 양측은 다음달까지 미군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지속해서 전개하며 연합훈련을 해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한·미·일 3국 미사일 경보훈련을 하고, 다음달 중 한반도 해역에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이 전개돼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미사일 경보 훈련과 관련해 “이번 훈련도 과거에 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이 될 것”이라고 말해 이번에도 한·미·일 3국 이지스 구축함들이 훈련의 핵심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달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미군 핵 항공모함의 전개는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맞서 한반도를 방위한다는 미국의 공약이 실효성이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에 대응해 미국의 F-35B 스텔스 전투기와 B-1B 전략폭격기, 한국 공군 F-15K 전투기가 18일 오전 한반도에서 모의 폭격훈련을 하고 있다. |
미국의 전략무기인 F-35B 스텔스와 B-1B 폭격기가 18일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 투하한 폭탄이 터지고 있다. 공군 제공 |
미군 전략자산의 잇따른 한반도 전개에 북한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북침 핵전쟁 연습으로 규정하는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한 비난전과 함께 탄도미사일 및 지대공미사일 발사 훈련 등 군사적 행동으로 맞설 가능성이 있다. 조선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시험발사에 나설 경우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 현안보고 자료를 통해 북한이 앞으로 핵 능력 확보를 위해 7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나설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화성-12 발사 후 발표한 내용을 분석한 뒤 “(북한이) 앞으로도 핵 능력확보를 위해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은 상시 핵실험 가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와 7차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며 이는 핵탄두 및 투발 수단 능력 증대를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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