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교육부가 지난해 말 전국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특수학교 설립 추진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개교를 목표로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 중인 곳은 총 19곳이다. 이 가운데 서울 강서구와 중랑구, 경기 용인시와 의왕시, 인천, 강원 동해시, 광주, 대구, 경남 창원시 등 9곳의 특수학교 설립에 차질이 생겼다.
서울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들어설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장애학생 학부모와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해당부지 맞은편 아파트 단지에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남정탁 기자 |
서울 강동구의 가칭 동진학교는 아직 설립 예정지조차 찾지 못해 부지를 물색하는 중이다. 경기 용인시에 설립 예정인 특수학교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수지구에서 처인구로 부지를 옮겼다. 경기 의왕시의 특수학교도 같은 이유로 개교 일정을 2019년에서 2020년 이후로 미뤘다.
강원 동해시에 설립 예정인 동해특수학교의 경우 2015년부터 올해까지 주민설명회만 5차례 열었지만 여전히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추진 중인 특수학교도 아직까지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경남 창원시의 진해특수학교는 예산이 많이 들지 않아 중투위를 거치지 않고 리모델링만 하는 수준으로 계획 중이지만 마찬가지로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에 가로막혀 있다.
서울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들어설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장애인 학부모와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해당 학교 운동장에 잡초들이 자라 있다. 남정탁 기자 |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특수학교 설립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지난 13일 “특수학교 설립은 장애학생들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 양보할 수 없는 선택”이라며 향후 5년간 특수학교 18곳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장애인 특수학교인 한국우진학교를 방문해 학부모 단체 대표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특수학교 같은 장애인시설이 생기면 땅값이 떨어진다는 일종의 근거 없는 편견으로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설립 계획을 새로 내놓기보다는 이런 편견이 사실이 아니라는 근거를 제시하고, 동시에 장애인에게도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인식을 확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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