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안보리 ‘미얀마 규탄’ 성명… 수치는 유엔총회 불참 통보

입력 : 2017-09-14 19:34:27 수정 : 2017-09-14 19:34:2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親미얀마 국가 中·러까지 가세/ 만장일치로 “폭력 중단” 촉구/ 노벨평화상 수상자 10명도 규탄/“수치 노벨상 박탈” 42만명 청원/ 수치, 피란민 재입국 제안도 거부/ 19일 대국민연설 사태 분수령
이슬람계인 로힝야족은 불교 기반의 미얀마에서 ‘소수민족’으로 인정받고 평화를 찾게 될까.

미국 CNN방송은 14일(현지시간) “미얀마 정부군 폭압 등으로 국경을 넘은 로힝야족이 40만명에 육박했지만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규탄했다. ‘탈레반 피격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들도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사진) 국가자문역이 유엔 방문을 취소하더니, 방글라데시로 피란한 로힝야족을 다시 받아들여달라는 제안까지 거부하면서 사태는 꼬이고 있다. 다음주 대국민 연설에서 수치는 어떤 길을 택할까.

미얀마 정부군의 폭압을 피해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들이 13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난민촌으로 가기 위해 국경을 이루는 나프강을 건넌 뒤 보트에서 내리고 있다.
테크나프=EPA연합뉴스
◆세계가 규탄하는 로힝야 사태


유엔 안보리는 전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미얀마 사태를 규탄하는 공식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얀마 정부를 두둔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과 러시아도 동참했다. 안보리가 미얀마 이슈에 대해 공식성명을 채택한 것은 9년 만이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폭력을 중단하고 법·질서를 재확립함으로써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야족 반군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의 유혈충돌 과정에서 1000명 이상 숨지고, 37만명이 넘는 국경이탈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영국과 스웨덴 요청으로 소집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미얀마 정부군은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인종청소로 보느냐’는 질문에 “로힝야족의 30%가량이 국경을 넘어 탈출한 상황에서 그것(인종청소)보다 더 나은 표현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유엔 총회 불참’ 수치, 해결책 내놓을까

수치 자문역의 역할을 촉구한 노벨평화상 수상자들도 유엔 안보리에 공개서신을 보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번 사태를 종결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CNN에 따르면 유사프자이, 데스먼드 투투 주교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 10명과 생리의학상 수상자 2명이 함께했고, 괴짜 억만장자인 리처드 브랜슨 영국 버진그룹 회장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포리스트 휘터커 등도 서신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의 시선이 수치 자문역에게 쏠린 상황에서 그는 “로힝야족과 관련한 조작된 정보가 판친다”고 비판하더니 유엔총회 참석 일정도 취소했다. 수차례 투옥과 가택 연금을 거친 그가 미얀마의 민주화를 이끈 공로로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배신감은 커지고 있다. 수치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철회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 42만여명이 동의했다.

외신들은 수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군부와 결탁해 지난 50년간 로힝야족 박해를 눈감아왔다거나 수치의 정치적 영향력이 군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CNN은 수치의 노벨상 수상 당시 영상을 보여주면서 수치는 “역대 수상자들과 달리 나는 그저 정치인일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고 전했다. 수치가 오는 19일 대국민국정연설에서 이번 사태의 해법을 밝힐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 외에도 노벨평화상을 반납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변명만 늘어놓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