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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어삭방침적정상(禦削防侵籍正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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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7 21:23:48 수정 : 2017-09-07 21: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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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중함은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한 후에야 비로소 깨닫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가능하면 싸움 없이 평화가 담보되는 게 지혜로운 일일 것이다.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孫武)는 ‘전쟁의도를 공략하면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攻謀全勝)’며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최고의 용병이다(不戰降軍上用兵). 적군을 어렵게 만들고 아군 뜻대로 할 수 있으면 어찌 위태롭겠는가(窮人達己何危殆).”

평화를 지키기 위한 사전 대비책은 무엇일까. 손무의 충고는 계속된다. “적의 침략을 방어하는 것을 정상적으로 하고(禦削防侵籍正常) 적의 진영을 공격하는 것을 기습적으로 해야 한다(攻營擊陣借奇猖).”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 발사 등으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마당에 또다시 노골적으로 호전적 의사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의 현실 인식이 요청된다. 호전적 행위를 계속하면 국제사회의 더욱 강한 압박과 제재에 의해 체제 존립마저 어려울 수 있다. 북한은 주변 강대국들의 국익 우선주의에 더 이상 벼랑 끝 전술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적반하장의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십팔사략’은 “명분이 없는 전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兵出無名 事故不成)”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의 역할이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 튼튼한 국방력을 준비해야 한다. 합참은 인공지진 감지 직후 전군에 대북 감시·경계태세 격상 지시를 하달하고, 한·미 공조하에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한 일이다. 우리 민·관·군 모두 한반도 안보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안보는 국가의 최우선 과제임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나라가 있어야 개인의 삶이 존재하는 것임을 직시하자. 지금이 그러한 때이다.

‘서경’에 “걱정이 없을 때 미리 경계해 법도를 잃지 말고.(儆戒無虞 罔失法度) 편안히 놀지 말며 즐거움에 지나치게 빠지지 말라.(罔遊于逸 罔淫于樂)”고 경책한 바를 되새기게 한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禦削防侵籍正常 : ‘적의 침략을 정상적으로 방어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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