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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미, 대북 선제 타격 확률 갈수록 높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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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7 11:06:18 수정 : 2017-09-07 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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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군사 행동을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미국 정부의 첫 번째 선택이 아니다”면서 “군사 행동을 제외한 다른 압박 수단을 먼저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협의한 뒤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볼 것”이라며 여전히 군사 옵션 동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그재그로 대북 정책을 취했지만, 군사 옵션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WP는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대북 군사 옵션을 거론해 궁극적인 협상 타결의 가격을 너무 올려버렸고, 현재로써 협상은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CFR) 회장은 이날 대북 경제제재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핵과 함께 살아가거나 대북 선제 타격을 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워싱턴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허리케인 ‘하비’ 희생자들을 위한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도중 “북한을 공격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두고 보자”(We’ll see)고 대답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하스 회장은 이날 MSNBC 방송에 출연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여서 필요하다면 핵 프로그램을 위해 인민을 굶길 것이기 때문에 제재는 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스 회장은 “미국에는 2가지 선택이 있다”면서 “군사력 증강과 미사일 방어를 통한 억제를 조합해 미사일과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거나, 선제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은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핵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벽하게 보유할 때까지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북한의 도발은 상수이고, 미국의 대응이 변수이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와 언론은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 동원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라 그 확률이 0%에서 50%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선제 타격 가능성은 0%

미국의 시사 종합지 ‘타임’은 5일 ‘북한과 전쟁을 말하는 주장은 주장도 아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은 미국이 생각할 수 없는 카드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우리가 군사 옵션이 있다’고 주장하더라도 북한이 핵 개발을 시작한 1990년대 중반과는 달리 지금은 군사 행동을 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타임은 “북한이 은둔의 국가이고, 군사 장비를 지하 터널이나 동굴 등에 숨겨 놓고 있어 미 펜타곤은 그 소재지에 관한 정보가 없다”고 강조했다. 타임은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와 고체 연료 로켓을 개발함에 따라 선제 타격을 가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고 강조했다. 타임은 “김정은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잠사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고 있어 북한의 위협을 무력화할 수 있는 선제 타격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핵실험 준비 문건 서명하는 김정은북한 조선중앙TV가 3일 공개한 화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폭탄 실험 준비 문건으로 보이는 문건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
라일 골드스타인 미국 전쟁대학 교수는 타임에 “북한이 서울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려면 한국과 일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한국의 동의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케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CNI) 국장은 미국의 시사 전문 매체 ‘더 위크’에 기고한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더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을 선제 타격하려면 폭격기, 항공모함, 공격용 잠수함 등을 대거 증파하고, 미사일 방어망 전진 배치 등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북한 모르게 이런 준비를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은은 미국이 이런 공격 준비를 하면 먼저 선제공격 명령을 내릴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100%의 성공 확률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북한의 목표물을 공격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 호주 총리, 전쟁 확률 20∼25%

케빈 러드(Kevin Rudd) 전 호주 총리(아시아 서사이어티 정책연구소 회장)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기고한 글을 통해 “지난 35년 동안 한반도에서 전개되는 상황을 면밀히 추적해온 사람으로서 제2의 한국 전쟁 발발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현실을 보면 갈수록 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까지 많은 분석가는 제2 한국 전쟁 확률을 5% 정도로 봤지만 이제 그 가능성이 20∼25%로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러드 전 총리는 북한이 ‘수소 폭탄’ 실험을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있어 동북아 지역의 안보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러드 전 총리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북한의 핵 시설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얘기하고 있으나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전쟁 나름의 논리로 움직이고, 위기에도 자체 논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무라 증권은 35%, 전 영국 제독은 50%

일본의 노무라 증권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기 이전인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반도 전쟁 발발 확률을 35%로 분석했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권영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궁극적으로’ 한국 전쟁이 터질 확률을 이같이 제시했다. 노무라 증권의 알라스타 뉴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 타격 능력을 갖추기 전에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서지만,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확률을 15%로, 전쟁이 날 확률을 5%로 잡았다. 로드 웨스트 전 영국 해군 제독은 지난달 10일 영국의 데일리 스타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전쟁할 가능성이 50대 50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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