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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다문화의 최대 장벽은 편향적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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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6 23:07:08 수정 : 2017-10-11 02: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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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다문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좋든 싫든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그리 많지 않다. 밀물이 차오르듯 알게 모르게 우리는 다문화사회에 젖어들고 있다. 다문화사회에 발을 담그고 호흡하며 생활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싫다 해도 적응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미 다문화는 우리 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정주민의 생각과 의식을 뛰어넘고 있다. 구태여 다문화인의 역할을 필설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그들의 도움과 손길을 외면할 수 없다. 공장의 생산분야에서 종사하는 노동이주자를 제외하고도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야채나 과일, 각종 수산물에 이르기까지 다문화인의 손길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다. 비닐하우스에서의 딸기 재배나 야채 수확은 물론 과수원 화분받이를 비롯하여 제반 과일 재배 역시 마찬가지다. 우유를 생산하는 목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착유조차 하기 힘들다.

그러나 아직까지 다문화인이나 다문화사회에 관한 우리의 의식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나와 직접 관련이 없다면 우리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면 그만일 따름이다. 사회에서 가끔 다문화 관련 문제가 제기되어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한다. 무엇보다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공공단체 사회일수록 이는 더욱 심각하다.

언젠가 공공사회의 복지부동에 관해 권력의 핵심층에서도 지적하며 변화와 개혁을 요구한 바 있다. 일반 서민들의 요구사항이나 현장의 요청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이 맡은 일에 혹시 누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기 일쑤다. 진솔함과 열정보다는 언젠가 문제가 발생할 때 자신의 안위를 위해 퇴로를 마련하고 대면하기 일쑤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다문화 정책 입안이나 집행을 맡은 계층일수록 보다 열린 자세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 가운데 다문화 문제는 어떤 문제보다 대단히 복잡다단하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적극적인 이해와 수용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맡은 직책상 원칙과 규정만이 최선이라는 의식은 그야말로 위험천만하다.

다문화 교육단체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초중등학교나 이를 감독하는 기관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무엇보다 현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자신들만이 다문화정책을 수립하고 이끌어간다는 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이 맡은 임무가 다문화에 관한 시혜의 주체라고 생각해서는 무엇보다 위험하다. 이들이 갖는 감사기능 또한 마찬가지다. 진정한 다문화의 개념도 모른 채 자신들의 논리와 규정, 정해진 법리를 내세워 다문화 활동이나 현장을 재단하는 것은 전문적 한계만을 노출할 뿐이다.

다문화는 국경과 민족을 초월해야 함은 물론 종교와 사상마저 초월해야 한다. 자신이 가진 신앙을 기준으로 종교적 색깔을 지닌 채 다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단히 위험하다. 세계적 종교 분쟁 역시 이와 같은 시각의 확대 현상에 불과하다. 다문화를 위한 정책 입안이나 집행 과정에서 책무를 띤 담당자가 이런 사상과 이념에 편향되어 있다면 이는 우리 사회를 위해 더 이상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사회도 다문화의 전문인 배출에 보다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 전문 인력을 양성해 필요한 각계각처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전문성이 없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자리라고 인식해선 안 될 일이다.

다문화에 관한 인식전환이 시급한 입장에서 전문성과 더불어 현장에 관한 보다 적극적인 이해와 배려, 포용이야말로 현재 우리 사회가 지녀야 할 덕목 가운데 가장 우선해야 할 내용이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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