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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4차 산업혁명·AI시대… 교육도 ‘4.0 전략’ 세워라

입력 : 2017-09-04 03:00:00 수정 : 2017-09-03 19: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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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미래가 아니다. 이미 어제의 일이고, 오늘의 진행형이며, 내일을 여는 화두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 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4.0세상을 열고 있다. 계산대 없는 매장이 지난해 개점됐고, 로봇이 카페에서 주문을 받으며, 인공지능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든다. 사물인터넷이 집 안까지 들어와 일상을 바꾸고 있다. 공상이 공학되고, 상상이 실상으로 구현된다. ‘인더스트리 4.0’ 시대는 새로운 패러다임 4.0을 요구한다. ‘교육 4.0’으로 사(思)고쳐야 미래로(路) 나아간다. 미래 인재를 산업화시대 붕어빵 찍어내듯이 양성해서는 안 된다. 보통 아이를 위한 교육에서 한 아이를 위한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 획일성을 탈피하고 다양성을 포용해야 한다. 교사 중심이 아니라 학생 중심으로 수업을 바꾸고, 지식이 아니라 역량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생각하는 수업으로 바꾸고, 암기가 아니라 토론하고 참여하는 능동적 체험적 수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결과 중심이 아니라 과정 중심으로 평가방식을 변경하고, 자기평가나 동료평가 등 학습 성장과정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으로 교육부가 제시한 화두들이다. 미래 전략적 방향은 제대로 잘 세워졌다. 방향은 옳은데 실행은 문제가 좀 있어 보인다. 문제가 복잡할수록 해답은 간단하다.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그 방향에 맞춰 한 수를 놓으면 된다. 한 방향 정렬이 안 되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목표를 이룰 수 없다.

미래 인재상은 무엇인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는 무엇인가?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인재를 육성하고, 배움이 즐겁고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드는 것이다. 문이과를 통합하는 이유는 창의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올바른 물음이 좋은 해답을 만든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지만 제대로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석철진 위즈덤 CEO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경영의 핵심은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정부도 이제는 경영해야 한다. ‘정책고객’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올바른 물음을 던지고 제대로 실행해야 한다. 4.0시대를 살아갈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 4.0’ 패러다임이다. 학습내용과 수업방식, 평가방법을 교육 4.0 전략 방향에 맞춰야 한다.

“더 이상 배우지 않아도 될 것(unlearn)이 있고, 다시 배워야 할 것(relearn)이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명쾌한 말이다. 단순 지식과 정보들을 인간 두뇌 속에 입력하고, 그 안에서 정해진 답을 찾는 프로세싱은 이제 더 이상 인간이 하지 않아도 된다. 인공지능의 기억장치는 인간의 암기력을 능가한다. 정답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인간보다 훨씬 월등하다.

지능(intelligence)면에서는 인간이 AI를 따라갈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이 아직까지 앞서는 영역은 직관, 영감, 상상이다. AI는 인간지능을 이미 능가했고, 인간의 직관과 영감에 도전장을 내고 있지만 상상의 영역은 아직 따라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따라서 인간이 다시 배워야 할 것은 분명하다. 의미심장한 물음으로 생각을 열어 직관과 영감을 얻고, 일맥상통하는 깨달음으로 상상을 창조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질문이 있는 교실, 새로운 생각을 여는 수업은 미래 인재를 키우는 올바른 길이다. 검색을 넘어 사색을 즐기며 상상을 창조하는 ‘무한상상교실’도 4.0시대를 여는 제대로 된 노력이다. 미래를 여는 교사들이 곳곳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끼를 키우고 미래의 진로를 진지하게 그리고, 미래 융합인재의 역량을 키우기도 한다. 그러나 산업화시대의 마인드를 갖고 있는 학부모들은 학업 진도를 걱정하며 미래로 가는 길목에서 발목을 잡기도 한다. 과거의 열쇠로 미래의 문을 열 수 없다.

산업혁명 4.0이 몰고 오는 인공지능 시대, 인간이 갖춰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한국 학생들은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 않을 직업을 위해 매일 15시간씩이나 낭비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2008년에 경고한 메시지를 되짚어야 할 때다. 미래로 나아갈 인재들이 아직도 역주행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교육이 미래를 열지 못하면 우리의 내일은 없다.

석철진 위즈덤 CEO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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