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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성의 씨네 IN&OUT] SF 거장의 놀라운 상상력… ‘영상혁명’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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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2 14:00:00 수정 : 2017-09-02 11: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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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크 베송 감독의 40년 프로젝트 ‘발레리안’

여행가이드가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을 가리키면서 “이곳엔 100만개나 되는 상점들이 모여 있다”고 설명한다. 헬멧을 써야 비로소 보이고 장갑을 끼어야 만져지는, 장엄한 빅마켓을 둘러보는 장면이다.

우주공간 SF액션 블록버스터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는 뤼크 베송 감독이 무려 40년을 기다려 온 일생일대의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한 작품이다.

그가 코믹북 ‘발레리안과 로렐린’을 처음 본 것은 열 살 때다. 생김새도 언어도 다른 우주의 종족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에 매료된 것이다. 감독이 된 이후, 늘 이 만화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지만 턱없이 부족했던 당시의 기술력은 오랜 세월을 요구했다. 그가 ‘발레리안’을 스크린에 완벽히 구현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 것은 ‘아바타’의 완성도 높은 그래픽 기술을 만난 뒤다.

“이 놀라운 캐릭터들을 넓은 스크린 가득 펼쳐 놓는 게 평생의 꿈이었는데 마침내 그것을 실현했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일생을 기다렸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랑블루’의 매혹적인 바다, ‘제5원소’의 2259년 미래 뉴욕, ‘잔 다르크’의 15세기 프랑스, ‘루시’의 비주얼 액션까지 관객들에게 시대를 앞서는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를 선사해 온 뤼크 베송 감독은 이번에도 ‘발레리안’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비주얼로 풀어내기 위해 세계 최강 특수효과(VFX) 기술을 보유한 세 개의 팀을 한자리에 불러들여 드림팀을 구성했다.

‘반지의 제왕’ ‘킹콩’ ‘아바타’를 창조해내며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여섯 번이나 수상한 그래픽스튜디오 웨타디지털과 ‘스타워즈’시리즈의 조지 루커스 감독이 설립한 할리우드 최고 특수촬영스튜디오 ILM, 그리고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미국 드라마계에 영상미 혁신을 일으킨 로데오FX가 그들이다.

웨타디지털이 영화 속 수많은 외계종족의 자연스러운 표정과 움직임을 담아낸 모션 캡처 장면들을 만들었고, ‘루시’에서 인상적인 자동차 추격신을 보여준 로데오FX는 ILM과 공동작업을 통해 모든 우주선과 우주정거장 등을 표현해냈다.

이들이 이렇게 합세해 제작한 특수효과 장면은 무려 2734개나 된다. ‘제5원소’의 188개 장면과 비교하면 15배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알파’는 1000개의 행성으로 이루어진 우주세계의 중심지다. 3236종의 외계종족들이 공생하며 월스트리트, 과학도시, UN, 브로드웨이 등 모든 것이 갖춰진 데다 500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되는 특별한 곳이다.

뤼크 베송 감독은 전설적인 원작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촬영에 들어가기 3년 전부터 아티스트들과 함께 프로덕션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스토리보드 작업에만 1년6개월이 걸렸다. ‘알파’에 대해서는 2년 동안 2000쪽이나 되는 스토리북을 만들었다. 각각의 외계인에게도 다섯 장 분량의 스토리를 부여했다.  

모든 작업은 프랑스 생드니에 위치한 뤼크 베송 감독의 스튜디오 ‘시테 뒤 시네마’에서 이루어졌다. 프랑스 유명 영화제작시설로 손꼽히는 이곳은 65에이커(26만4500㎡, 8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스튜디오로, 제작에 필요한 제반시설을 갖추고 있다. 뤼크 베송의 아내이자 프로듀서 버지니 실라는 “온 건물들이 컴퓨터그래픽 처리를 위해 온통 블루 스크린으로 뒤덮인 적도 있다”며 “우리가 촬영을 하는 동안 한쪽에서는 또 다른 세트가 지어지고 철거되는 풍경이 매일 이어졌다”는 말로 숨가쁠 만큼 활기찬 촬영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발레리안’에는 약 2억900만달러(24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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