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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올망졸망 섬마을, 보자마자 정든다

입력 : 2017-09-01 10:00:00 수정 : 2017-08-30 20: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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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지붕아래 넉넉한 인심 넘치고 / 고요한 섬마을 깨우는 사람좋은 웃음소리 / 살랑살랑 바람 타고 푸른바다도 춤춘다 벚꽃이 너무 유명하니 다른 곳이 눈에 잘 안들어온다.

경남 창원 진해 음지도의 솔라타워 전망대에선 우도와 독특한 형태의 우도보도교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마치 미니어처를 보는 듯하다. 우도는 독버섯이 많이 자생해 벗섬으로 불렸으나 일제 강점기 때 한자가 ‘벗우(友)’로 잘못 기재돼 지금에 이르렀다.
봄이 아닌 다른 계절엔 딱히 떠오르지 않는 곳이다. 하얀 벚꽃에 가려서 그렇지 푸른 바다와 녹음이 우거진 숲을 품은 곳이다. 봄에 가장 화려함을 자랑하지만, 이맘때는 마음을 편안케하는 여유가 흐른다. 여행객이 북적이는 봄에만 찾을 이유가 없다. 무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바람이 불때 고요한 섬마을을 둘러보고, 숲 속에서 마음껏 휴식을 즐기러 떠날 수 있는 곳이다. 벚꽃하면 자연스레 진해가 떠오른다. 진해하면 떠오르는 것도 벚꽃이다. 봄이면 거의 이 두 단어가 동일시된다. 하지만 매우 짧다. 불과 일주일 정도면 떨어지면 벚꽃처럼 순식간에 이 단어들은 잊힌다. 화려하지만 강렬한 벚꽃은 없지만, 이맘때면 은은한 매력이 있는 바다와 숲이 있다. 공장이 몰려있는 경남 창원에 속해 있지만 진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진해 안민고개에선 진해 앞바다와 바다 위 거제도, 대죽도, 화도, 잠도 등 섬들이 물결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창원을 거쳐 진해로 가려면 안민(安民) 고개를 넘어야 한다. 회치산 중턱에 있는 안민 고개에 올라 진해를 바라보면 창원에서 보이던 공장 굴뚝 대신 목욕탕 굴뚝이 더 눈에 띈다. 지금이야 안민고개 주변으로 벚나무가 줄지어 서있어 멋진 드라이브 코스이자 창원과 진해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지만, 불과 수십년전만에도 눈물의 상봉장소였다.

진해드림로드 천자봉 해오름길엔 편백나무들이 빼곡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곧게 솟은 편백나무 사이로 평상과 나무 침대가 곳곳에 설치돼 있어 숨을 돌리기에 제격이다.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의 시집살이에 시달리는 아낙들은 고개 하나만 건너면 친정이지만 가고 싶어도 못 갔다. 그런 아낙들에게 추석이 지난 음력 8월 17일 하루는 시집의 눈치에서 벗어나는 날이었다. 이날 창원과 진해 지방의 아낙들은 고개에 모여 하루를 즐겼다고 한다. 아낙끼리 어울리기보다는 시집 눈치를 보지 않고, 친정 식구들과 만나 혈육의 정을 나눈 곳이 안민고개다. ‘아낙들의 눈물’이 서린 안민고개는 지금은 진해드림로드로 조성돼 트레킹 코스로 변했다. 안민고개 주변으로 장복하늘마루길(4㎞), 천자봉 해오름길(10㎞), 백일아침고요산길(3㎞), 소사생태길(10.4㎞) 등 친환경 숲길이 뻗어 있다. 이중 천자봉 해오름길의 청룡사 부근 산비탈엔 편백나무들이 빼곡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곧게 솟은 편백나무 사이로 평상과 나무 침대가 곳곳에 설치돼 있어 숨을 돌리기에 제격이다. 이곳에서 오솔길을 따라 가면 안민휴게소로 이어진다.


진해해양공원의 음지도엔 돛단배 모양의 솔라타워가 서있다. 타워의 높이는 136m로 일반건물 45층 정도의 높이다. 건물 외벽에 1949장의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돼 있는 태양광 발전소다.
숲을 즐긴 뒤엔 진해해양공원으로 향한다. 해양공원은 음지도와 우도가 중심이다. 뭍에서 승용차로 음지도로 건너간 뒤에는 도보로 다리를 건너야 우도에 이른다. 음지도에는 돛단배 모양의 솔라타워가 서있다. 타워의 높이는 136m로 일반건물 45층 정도의 높이다. 솔라타워란 이름처럼 건물 외벽에 1949장의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돼 있는 태양광 발전소다. 120m 지점에 전망대가 설치돼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우도와 독특한 형태의 우도보도교의 풍경이 일품이다. 미니어처를 보는 듯한 풍경이다.


우도 담벼락엔 바다와 관련된 내용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우도는 독버섯이 많이 자생해 벗섬으로 불렸으나 일제 강점기 때 한자가 ‘벗우(友)’로 잘못 기재돼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은 우도에서 독버섯을 찾기는 힘들다.다리를 건너 만나는 우도는 30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올망졸망한 섬마을의 담벼락엔 바다와 관련된 내용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다리를 건넌 뒤 우도 반대편에 이르면 수평선 위로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우도를 한바퀴 돈 후 초입으로 돌아와 육지 쪽을 바라보면 소박한 어촌 마을이 보인다. 대중가요 ‘삼포로 가는 길’의 배경이 된 포구다.

진해(창원)=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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