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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군함도… 조선인 아픔 깃든 역사현장 답사

입력 : 2017-08-26 03:00:00 수정 : 2017-08-25 19: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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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 지음/갈라북스/1만6000원
큐우슈우 역사기행/정재환 지음/갈라북스/1만6000원


1989년 MBC ‘청춘행진곡’의 진행자로 발탁되면서 스타 반열에 오른 정재환이 책을 냈다. 품격 있고 여유 있는 개그맨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30대 중반 나이에 한글 사랑에 빠져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학자의 길에 나섰다. 그가 일본 남부 규슈지방을 선택한 것은 역사를 향한 식지 않은 열정 때문이다.

규슈는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땅이다. 이런 지리적 특징은 한반도와 깊은 역사적, 문화적 관계를 맺도록 했다. 이 땅은 한국인이 기억해야 할 숱한 사건과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수많은 조선인이 끌려가 숨진 일제강점기 아픔의 현장이 많다.

정재환은 잊어서는 안 될 아픔의 현장을 답사해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진솔하게 남겼다.

그가 발걸음을 옮긴 곳은 쓰시마, 후쿠오카, 나가사키, 가고시마, 미야자키 등이다. 쓰시마에서는 백제 멸망 후 이주한 백제인들의 ‘망향의 아픔’을 기록했다. 일제에 압송돼 죽음을 맞은 면암 최익현, 덕혜옹주의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도 담았다. 후쿠오카에서는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한 칼에 얽힌 비극적 사실과 요절한 천재 시인 윤동주의 이야기도 전했다. 나가사키에서는 조선인 강제노동자들의 참상을 확인하기 위해 군칸지마(군함도)를 찾았으며, 조선인 피폭자들을 기억 속으로 이끌어냈다. 조선인 자살특공대의 흔적이 남아있는 가고시마, 백제왕의 전설을 품고 있는 미야자키도 발걸음했다. 본인이 답사한 지역의 교통, 음식, 숙박 등의 정보도 상세하게 담았다.

정재환은 “일제강점기라는 한국 역사의 암흑기를 차치하더라도 한·일 간에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역사에 관심이 없는 분에게는 관심을 갖도록 하고,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규슈 여행의 길잡이가 되는 괜찮은 안내서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성균관대 초빙교수 등 전국의 대학에서 한글 역사를 강의 중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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