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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노인 지하철 무임 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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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22 23:44:20 수정 : 2017-08-22 23: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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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하철이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CNN, BBC 등 해외 언론이나 ‘트립어드바이저’ 등 여행 정보 사이트는 서울 지하철의 매력을 앞다퉈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꼽은 우리 지하철의 좋은 점은 운영 회사나 호선에 관계없이 한 장으로 정산할 수 있는 교통카드, 잘 터지는 와이파이 서비스, 편리한 승강시설, 냉난방시스템, 외국인 안내시스템 등이다. 그중에서 지하철 이용객이 공통적으로 인정할 만한 것은 냉방시스템이 아닐까. 시원한 지하철은 ‘지공거사(地空居士: 지하철을 공짜로 타인 노인)’의 지난 폭염 기간 피서공간으로도 인기가 높았다. 순환선을 타고 반나절 이상을 친구들과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많이 목격됐다.

해묵은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수도권 지하철 신분당선을 운영하는 ㈜신분당선 측은 최근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허용되는 무임승차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신분당선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6개 특별·광역시는 지난달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도시철도를 공짜로 이용한 노인은 연인원 4억1200만명, 손실액은 5381억원이라고 한다. 이들 기관은 “무임수송이 아니었다면 적자의 절반을 메울 수 있었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돈 내고 타는 젊은이들도 노인들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이따금 ‘꼰대’ 노인과 버릇없는 청년 간의 불미스러운 일이 빚어지는 곳도 주로 지하철이다. 무임승차를 놓고 말들이 많아지자 지공거사를 거부하는 이들도 있다. 김황식 전 총리가 대표적 인사다. 웬만하면 돈 내고 타라고 지인들에게도 권한다고 한다.

지하철 무임승차는 1984년 노인복지법에 따라 만들어진 경로우대 제도다. 올해 노인인구 비율은 13.7%.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올리거나 전액 면제에서 50%로 변경하는 등 방법은 많다. 의지의 문제다. 다만 교통비가 없는 저소득층 노인의 ‘작은 행복’은 지켜줘야 할 것이다.

박태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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