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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군사훈련 축소가 ‘대북 제스처’라는 文특보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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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20 23:19:08 수정 : 2017-08-20 2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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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은 대화 뿌리치고 도발 계속 / ‘코리아 패싱’ 우려 없애려면 / 유화책보다 강한 압박이 우선 한·미 양국군이 오늘부터 이달 말까지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실시한다. 한·미동맹 차원에서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인 지휘소 훈련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한 워게임 형식으로 진행된다. 매년 UFG 연습 때마다 ‘북침 연습’이라며 도발 빌미로 삼아온 북한은 어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한반도)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 등으로 촉발된 한반도 긴장이 소강 국면에 들어간 듯하지만, 북한이 UFG 연습 기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서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

UFG 연습에 참가하는 미군의 규모가 눈길을 끈다. 국방부는 올해 UFG 연습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고, 정경두 합참의장도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미 연합훈련 축소 가능성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군 참가 인원은 지난해보다 7500명 감소한 1만7500명이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항공모함 등 미군 전략자산 참가도 불확실하다고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어제 “한·미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미군 인원의 축소가 북한에 좋은 제스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해를 살 만한 말이다. 북핵 동결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해 파문을 일으킨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경질됐지만 안보 불안과 ‘코리아 패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문재인정부가 북한이 무시하는 대화 제의에 매달리다가 한·미동맹의 대북 대응에 혼선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문 특보는 얼마 전 미국 ABC뉴스 인터뷰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에 관해 “미국 대통령이 위기를 부채질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반도 안보 위기의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말이다. 문 특보의 어제 발언은 자신이 제기해온 대북 대화의 연장선상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정부의 대북 제의를 번번이 거부하는 북한을 어떻게 대화 테이블에 앉히겠다는 것인가. 지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킨 제재 국면이다. 문 특보는 한·미동맹에 혼선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삼가야 한다. 단호한 대북 대응태세만이 북한 도발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일시적인 긴장 완화에 연연하다간 정작 중요한 안보를 잃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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