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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괌 포위 사격 위협 우발적 말 폭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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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19 10:18:05 수정 : 2017-08-19 10: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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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체제의 괌 포위 사격 위협은 우발적 말 폭탄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국립외교원의 황일도 경제통상연구부 교수는 최근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 의도와 계산’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의 괌 타격 협박이 단순한 감정적 말 폭탄이 아니라 “오랜 시간 고민하고 철저히 계산해 던진 회심의 한 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8월9일자 1면 편집. 공식 서열상 상위에 해당하는 총참모무 성명이 오른쪽 상단에, 군 편제상 하위인 전략군 성명이 왼쪽 위에서 두 번째 자리에 배치됐다.
황 교수는 괌 타격을 공언한 북한의 전략군 성명을 게재한 북한 공식 매체의 공개 형식을 꼼꼼히 분석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운용 부대인 전략군이 괌 타격을 처음 거론한 대변인 명의 성명이 조선중앙통신에 게재된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라며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은 뒤 2시간30분만의 일이다. 하지만, 관련 성명과 8월8일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을 언급하지 않았다. 황 교수는 이 점에 주목해 “2시간30분이라는 시간은 이 정도 수준의 전략적 문건에 작성돼 최고단계까지 검토를 받은 뒤 공개되기에는 너무나 짧다”며 “8월9일 전략군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준비돼 일정에 맞춰 공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괌 타격 위협 내용이 담긴 전략군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준비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나왔고 그 이후 김락겸 사령관이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맞불을 놨을 것이라는 얘기다. 황 교수는 “괌 포위사격 위협은 화성-14형 발사로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 예상되던 시점부터 이미 기획, 준비돼온 것에 가깝다”며 “미국과 북한의 강 대 강 대치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와중에 등장한 우발적인 말 폭탄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화성-12의 미사일 타격 위협 등 미사일 위기 고조는 전략군이 기획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제시했다. 그는 노동신문이 그간 유사한 사례에서 주요 조직 성명을 서열 순서에 따라 위아래로 배치해 1면을 채우는 편집을 택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단 높이는 달라도 총참모부와 전략군의 성명을 좌우로 편집하는 방식을 사용한 점을 눈여겨봤다. 황 교수는 이에 근거해 “연이은 미사일 발사 성공을 통해 북한 정책결정 그룹 내부에서 전략군의 위상이 수직으로 상승했음을 반영하는 지면 배치”라며 “이는 이번 위기 고조 국면의 기획 자체가 전략군을 중심으로 진행돼왔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전체적으로 미국과의 군사적 갈등을 담당하는 역할의 비중이 총참모부 위주에서 전략군 중심으로 옮겨갔다는 방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봤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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