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로 시작하는 ‘달타령’은 다음 구절에는 “옥도끼로 찍어내어/ 금도끼로 다듬어서”라는 가사가 이어진다. 달에 있는 계수나무를 마음대로 도끼로 찍어내고 다듬어서 집을 지어 천년만년 살겠다는 가사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낭만적이기보다는 인간의 효용중심주의를 드러낸다.

민요에서처럼 달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우주탐험의 욕망은 달이 가지고 있는 자원이 밝혀지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달에는 희귀하고 다양한 광물이 인류가 거의 무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이 매장돼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노다지인 것이다. 그래서 우주 산업 선진국은 경쟁적으로 개발과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기술력이 뒷받침된다면 달보다는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화성이 우주개발로는 더욱 매력적이라고 한다.

현실보다 한 발짝 앞서가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는 이미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냈다. 영화 ‘마션’(감독 리들리 스코트)은 화성 탐사대원의 화성생존기다. 탐사대가 화성에 도착해 작업 중 거대한 모래 폭풍이 불게 돼 팀원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가 실종되자, 팀장 멜리사 루이스(제시카 채스테인)는 마크를 포기하고 다른 대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화성을 떠난다. 하지만 마크는 혼자 살아남았고, 지구와 연락이 될 때까지 화성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는 마크가 자신이 아는 과학지식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물을 만들고, 감자를 재배하며 견뎌내는 과정이 과학적 뒷받침하에 리얼하게 묘사된다. 초긍정 마인드의 소유자 마크가 화성에서 살아남는 모습은 인류가 척박한 지구에서 어떻게 견뎌내며 생명력을 잃지 않고 수만 년을 살아냈는지 그 원형을 보는 듯하다.

기후변화와 각종 오염이 심각해져 인간이 지구를 떠나야만 할 때, 갈 곳은 어디인가에 대한 궁극적인 관심, 막대한 효용성을 지닌 우주의 가치를 생각해 볼 때, 우주 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우주여행 상품까지 미리 나온 지금, 문득 발전의 양면성을 생각해 보게 된다.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장애물을 제거하는 용도로 개발됐지만, 전쟁에서는 살상의 무기가 된 것처럼 우주 개발이 인간을 위협하는 무서운 도구가 되지 않으리라는 것 또한 알 수 없지 않은가. 끝까지 달려가기 전에 한번쯤 뒤돌아보며 우주 개발의 의미를 성찰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