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우주적이다. 하나의 사랑이 완성되기에는 우주적인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우주는 138억년 전의 빅뱅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작은 먼지 알갱이들이 모여 수많은 별들이 만들어지고 생명이 탄생할 수 있었다. 지금 나의 존재도 마찬가지다. 내가 여기 존재하기까지에는 그런 장구한 시간과 인연이 있어야 했다. 그 끝없는 연결고리 중에서 어느 하나만 끊어져도 나의 존재는 생겨날 수 없다. 그렇게 탄생한 138억년의 두 존재가 서로 만나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사랑이다.
가수 이선희의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 중에 그대를 만나 꿈을 꾸듯 서롤 알아보고”라는 노래가사처럼 둘의 만남은 그 자체로 기적이다. 지구별에 태어난 것도 기적이고, 억겁의 인연을 거쳐 70억 인구 중에서 반쪽을 만난 것도 기적이다.
가끔 나의 반쪽이 못마땅하고 미워질 때가 있을 것이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이따금 내 자신도 미워질 때가 있으니 누구나 항상 만족스러울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 생각을 바꾸어 보라. 138억년의 세월을 거쳐 둘이 만난 것이라고. 수천 생을 반복한다 해도 이 사람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런 존재이다. 출처: 수필 《사랑의 온도》
배연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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