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슈플러스] 독극물 해양 방류 1년…죽음만 남았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7-08-15 19:49:25 수정 : 2017-08-15 21:49: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수백t 물고기 폐사… 4만명 실직/ 베트남 어부들의 눈물
1년여 전 독극물 해양 방류 사건 이후 폐사한 물고기들이 뭍에 자주 오른다. 가디언 제공
“1년여 전 독극물 해양 방류 사건으로 직업을 잃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지난해 대만 포모사그룹의 베트남 철강 계열사인 하띤스틸이 유독성 폐기물을 바다에 방류한 사건 이후 삶의 터전을 잃은 베트남 어부들의 삶을 조명했다.

신문은 하띤스틸이 지난 4월 페놀과 청산가리 등을 흘려보내면서 재앙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어부 응우옌 비엣은 물고기가 폐사하기 전까지 매달 1500만동(약 75만원)가량을 벌었지만 이젠 대부분의 물고기가 떼죽음 하거나 독극물에 중독된 탓에 벌이가 없다. 매일 작은 배를 띄우지만 성과가 없는 응우옌은 주기적으로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사고 당시 베트남 해안선을 따라 약 200㎞의 해수가 오염되면서 수백t의 물고기가 폐사했고, 한 해 어업으로 약 8조원을 벌어들이던 지역경제도 파탄 났다.
포모사그룹 하띤스틸의 독극물 방류 사건 이후 할일을 잃은 베트남 어부가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
가디언 제공
독극물 해양 방류 사건 이후 발길이 끊긴 베트남 해변. 가디언 제공

응우옌 등은 당시 배상 절차도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하띤스틸은 하띤과 인접한 꽝빈, 꽝찌, 트어티엔후에성의 주민들만 배상해줬다. 피해지역은 이보다 훨씬 광범위하다고 응우옌은 지적했다. 물고기 떼죽음 외에 독극물에 노출된 산호초 450ha(4.5㎢)의 절반가량이 완전히 파괴되는 등 베트남 최대 해양재앙으로 비쳐진 이번 사건에 대한 당국과 기업의 안일한 대처는 대규모 시위를 불렀다.

해안가에 70t이 넘는 물고기가 죽은 채 떠밀려온 뒤에야 업체는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정부도 “포모사 측이 해양 청소와 배상을 위해 5억달러(약 5700억원)를 내놨다. 어부들에게 새 직업도 주겠다고 한다”며 성난 민심을 다독였다. 당시 어업 관련 종사자는 4만명에 달했다.
독극물 방류로 바다를 오염시킨 포모사그룹 하띤스틸의 베트남 퇴출을 주장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가디언 제공

하지만 1년여가 흐른 지금 기업의 배상 절차 등이 얼마나 진행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바다도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 4월 사고 1주년에 대규모 시위를 벌여 정부와 기업에 항의한 배경이다.

응우옌은 “우리가 원하는 건 이전처럼 조업할 수 있는 깨끗한 바다”라며 “포모사가 베트남 땅에 있는 이상 유독물질을 계속 배출할 것이다. 그들은 베트남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