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마스(미국)가 1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EPA연합뉴스 |
좀처럼 보기 드문 ‘12초 버디’가 기분 좋은 자극을 준 걸까. 이후 토마스는 13번홀에서도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다. 토마스는 이어 사형수가 형장을 향해 걸어가는 녹색길이라는 뜻의 ‘그린마일’로 불릴 정도로 난코스인 16~18번홀에서도 17번홀 버디를 잡아냈다. 그는 이날만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토마스는 우승 상금 189만달러(약 21억6000만원)와 함께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이자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노렸던 조던 스피스(24·미국)는 공동 28위에 그쳤다.
이처럼 토마스가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과 샷 감각으로 기세를 올리면서 동갑내기 ‘절친’ 스피스와의 영건 라이벌 구도도 점입가경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원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의 후계자로 두 선수를 지목하고 있다.
14살부터 골프장에서 만난 이들은 매 대회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스피스는 디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에 음료수를 담아 마시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때 토마스는 곁에서 축하해주는 처지였다. 그러나 이날은 토마스가 우승 트로피 ‘워너메이커’를 안고 환호하자 스피스가 “녀석, 대단했다”고 격려하며 칭찬을 주고받았다.
다만 통산기록에선 2012년 프로에 데뷔한 스피스가 메이저대회 3승 등 11승을 올려 1년 늦게 데뷔한 토마스(5승)를 앞선다. 하지만 토마스도 지난 1월 소니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이글 2개, 보기 1개를 묶어 11언더파 59타를 기록하며 우즈도 못해 본 ‘꿈의 59타’를 달성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토마스는 이 대회에서 최종합계 27언더파 253타로 우승하면서 2003년 발레로 텍사스오픈에서 토미 아머 3세가 세운 역대 72홀 최소타 우승 기록(254타)까지 경신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2009년 양용은(45)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챔피언에 도전한 마쓰야마 히데키(25·일본)는 공동 5위에 그쳤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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