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인 남긴 유물 들고 방한
“사진 속 여성, 부산 출신 김○○
원소유자 ‘사죄하고 싶다’ 유언” 일본의 한 전쟁자료관에서 근무하는 일본인이 부산 출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사진 원본을 8일 부산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기증했다.
일본 후쿠오카현 병사·서민 전쟁자료관 부관장인 다케도미 지카이(63)씨가 이날 기증한 유물은 위안부 피해자 사진 원본 1점, 일제강점기 조선에 주둔한 일본군 사진 사본 10여점, 일본군에게 조선인 학생들이 보낸 위문편지 원본 3점 등 30여점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사진의 소유자는 미얀마(당시 버마)에 주둔한 일본군 야전사령부에서 근무한 다케도미씨 부친의 같은 부대 전우다. 최초 소유자가 해당 사진을 입수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케도미씨는 사진 속 인물이 부산 출신이며 ‘김○○’씨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문화연구소 김문길 소장의 주선으로 역사관에 유물을 기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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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부산시 남구 소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부산 출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사진을 들고 있는 다케도미씨. 연합뉴스 |
다케도미씨는 “전쟁이라는 미명 하에 비인간적인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사죄하고 싶다”며 “과거를 외면하는 자는 현재가 보이지 않고 과거를 새기지 않는 자는 또 다른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케도미씨는 이날 부산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들러 다시 한 번 사죄했다.
역사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전문기관인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에 사진 속 인물을 수소문했지만 행방을 밝히지 못했다. 역사관은 이 사진을 곧바로 전시하지 않고 행방을 계속 추적하기로 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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