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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기르는 재미 먹는 기쁨… 1석2조 텃밭

입력 : 2017-08-01 20:58:41 수정 : 2017-08-01 20: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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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 채소·과일 키우기 / 베란다·옥상 등 자투리 공간 텃밭으로 활용 / 일조량 따져 식물의 종류 결정 / 화분선택도 중요 / 높아진 인기에 식물재배기 렌탈사업도 / 옥상텃밭은 하중 반드시 고려 / 친환경 약제로 해충 퇴치를 “채소 크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선영씨는 요즘 베란다를 볼 때마다 뿌듯하다. 김씨는 올봄 반신반의하며 채소 씨앗들을 화분에 뿌렸다. 상추, 근대, 바질, 루콜라를 골랐다. 신기하게도 새싹이 올라왔다. 여름이 되자 훌쩍 자란 잎들로 베란다가 푸르게 물들었다. 채소를 뜯을 때가 되자 아이들이 ‘내가 하겠다’며 난리다. 직접 기른 상추로 쌈을 싸고, 바질과 루콜라를 파스타에 넣노라면 절로 요리가 즐겁다. 장바구니 물가가 조금이나마 줄어든 건 덤이다.

김씨처럼 가정용 텃밭을 가꾸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교원그룹은 아예 올가을쯤 실내에서 쉽게 식물을 기를 수 있는 가정용 식물재배기 렌털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집에서 채소와 과일을 기르면 수확의 기쁨을 맛보며 안전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도 물론이다. 마당이 없어도 괜찮다. 햇빛이 드는 자투리 공간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정 내 텃밭이 가능하다. 식물 재배가 낯설어도, 씨앗·모종 선택, 흙 고르기, 물주기 등의 주의사항을 지키면 누구나 채소를 기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의 도움을 받아 가정 내 텃밭을 가꾸는 요령을 알아봤다. 

베란다·옥상 등의 가정용 텃밭은 식물을 기르는 재미와 수확의 기쁨, 친환경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농촌진흥청 제공
◆계절과 관계 없이 푸른 베란다 텃밭

베란다나 창가는 도시에서 가장 텃밭으로 활용하기 쉬운 공간이다. 실내에서는 겨울철에도 식물을 기를 수 있어 유리하다. 베란다 텃밭은 9∼10월 시작해도 겨울에 섭씨 10도 내외인 곳이라면 이듬해 1∼2월까지 재배가 가능하다. 비바람의 영향도 작다. 다만 햇빛 양이 바깥보다 20∼50% 적다. 빛이 적으면 잎이 가늘어지고 연약하며 웃자라는 데다 병충해를 입기 쉽다.

식물이 하루 동안 받는 빛의 총량인 ‘일적산광량’은 여름철에 낮아진다. 태양 고도가 높은 탓이다. 가을철에는 동·서향은 낮고, 남향은 중간 정도다. 이 때문에 빛의 양이 적고 온도가 높은 여름에는 베란다에서 상추를 키우기 부적합하다. 햇빛이 잘 들지 않을 경우 부추·생강·치커리·아욱·미나리 등이나 싹채소를 기르는 게 좋다.

농촌진흥청은 베란다에서 키우기 어려운 채소로 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오이 호박 감자 무 등을 꼽았다.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라면 청로메인상추 적근대 시금치 방울토마토, 빛의 양이 보통이면 쑥갓 청경채 셀러리 잎들깨 등을 추천했다. 

◆흙은 원예용 상토… 양분은 적정량만 줘야

식물을 처음 심을 때는 씨앗을 뿌리거나 모종을 구매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씨앗은 싹트는 재미를 맛볼 수 있지만 실내에서는 연약하게 자라기 쉽다. 모종은 수확 기간이 짧은 반면 봄이나 가을철에만 살 수 있는 게 단점이다. 씨앗을 살 때는 유효기간을 반드시 확인하고 남은 씨앗은 밀봉해 냉장 보관한다.

흙은 원예범용 상토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마당이나 밭의 흙을 옮기면 잡초씨나 벌레가 따라오고 물빠짐이 잘 안 될 수 있다. 원예범용 상토는 가볍고 배수·보수성이 좋은 데다 소독돼 있어 잡초나 벌레 걱정이 없다. 사용하고 남은 상토는 오염되지 않게 밀봉해 보관한다.

화분의 경우 플라스틱 소재는 통기성이 나빠 과습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토분은 무겁지만 통기성이 우수하다. 나무화분도 공기가 잘 통하나 내구성이 떨어진다. 상추·쑥갓은 화분 깊이가 10∼15㎝면 충분하다. 어린 잎채소는 씨앗을 뿌리고 3∼4주 안에 수확하므로 2∼5㎝면 된다. 그러나 생강 같은 뿌리채소는 깊이가 20㎝ 이상 돼야 한다.

원예범용 상토는 한 달 정도 지나면 양분이 대부분 사라진다. 양분을 추가로 줄 때는 적정량을 지켜야 한다. 너무 많이 주면 식물이 시들시들해지고 잎이 타들어간다.

◆옥상텃밭은 꼭 하중 고려… 해충은 친환경 약제로 퇴치

옥상을 활용할 수 있다면 옥상텃밭도 도시 농부가 되는 지름길이다. 옥상 텃밭을 만들 때는 건물에 가해지는 하중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일반 흙은 무거우므로 원예범용 상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옥상은 지상보다 바람이 심하고 흙의 깊이가 낮기에 키가 크거나 줄기가 약한 식물은 부적합하다. 여름철 수분 증발이 많은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보통 옥상텃밭은 비료 등 흙 관리를 제대로 못해 몇 년 만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옥상의 흙은 매년 조금씩 갈아주는 것이 좋다. 유기질 비료를 쓸 경우 음식물 쓰레기 등을 햇볕에 고슬고슬하게 말린 다음 비닐봉지에 미생물 발효재와 함께 넣어 발효시키면 냄새가 적다.

넓은 화단 모양인 베드형 옥상텃밭을 만들 때는 3㎝ 두께 압축 스티로폼과 방수천을 깐다. 그 위에 방부목으로 화단을 만들고 플라스틱 배수판과 부직포를 깔고 흙을 채운 후 관수시설을 설치한다.

옥상에서는 주로 병해보다 해충 피해가 많다. 진딧물, 깍지벌레, 담배나방이 범인이다. 벌레가 보이면 하나하나 제거하는 게 좋다. 또 난황유, 마늘농약, 담배농약, 우유, 비누, 베이킹파우더, 마늘과 고추 추출물 등 친환경 약제로 벌레를 퇴치할 수 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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