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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도 부정청탁" 공격한 이재용 변호인, 반나절 만에 "실언·죄송"

입력 : 2017-07-28 16:39:29 수정 : 2017-07-28 16: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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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문재인 대통령도 총수들을 만나 여러 현안을 청취하고 있습니다. 특검 논리대로라면 다 부정 청탁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오전)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습니다. 변호인이 특검과 구두공방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한 실언이었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호인이 27, 28일 이틀에 걸친 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과의 만남이 부적절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가 반나절 만에 ‘실언’이었다며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삼성의 뇌물공여 혐의를 놓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격렬히 다퉜다. 특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한 롯데 등 다른 대기업 총수들이 면담에서 기업 현안을 얘기한 것을 근거로 “이 부회장도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하는 과정에서였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특검은 기업들이 대통령에게 현안을 이야기한 게 모두 ‘청탁’이라는 전제 하에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지금 문 대통령도 총수들을 만나 여러 현안을 청취하고 있다. 특검 논리대로라면 이것도 다 부정청탁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따졌다. 이어 “그런 논리가 타당한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박했다.

그러자 특검팀은 “어제오늘 있는 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CEO의 간담회와 본건 독대를 동일시하는 취지의 주장은 부당하다”고 맞받았다. 특검팀은 “정책적으로, 국가를 위한다면 현 대통령이 하듯 공개적으로 국민에게 알리고 그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며 “그런데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본건 독대는 대통령이 비밀을 지키라고 특별히 지시했고 안가라는 은밀한 장소에서 각 총수를 부르고 현황이나 애로사항을 준비해 오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인 오후 삼성 측 변호인은 법원 기자실에 ‘문 대통령도 부정청탁을 받고 있는 것’이란 취지의 발언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송우철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를 언급한 것은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다”며 “변호인이 특검과의 구두공방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한 실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책임변호사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사과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 등에 수백억원을 지원한 혐의(뇌물공여)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8월7일 결심공판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한 뒤 8월 안에 1심 판결을 선고할 계획이다.

김태훈·장혜진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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