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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남북 정상회담 제안… ‘한반도 평화 구상’ 구체화

입력 : 2017-07-06 22:04:15 수정 : 2017-07-06 23: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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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월 DJ ‘베를린 선언’ 적시/남북, 군사분계선서 적대행위 중지/평창 동계올림픽 北 참가도 포함/기존 ‘한반도 비핵화’ 입장 고수/열악한 북한 인권 상황도 언급/미사일 도발 지적… 北 호응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의 6일(현지시간)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은 한반도 비핵화 추구와 평화체제 구상을 골자로 한 ‘신(新) 베를린 선언’으로 평가된다. 이번 선언은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5개 한반도 평화정책 구상과 ‘이산가족 상봉’, ‘남북 대화 재개’ 등을 포함한 4가지 제안으로 구성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건부’ 남북정상회담과 평화협정 체결 추진을 제안하는 등 남북 평화 정책과 통일 구상을 구체화했다. 다만 남북정상회담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제사회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도발 중단과 비핵화 의지 표명을 전제조건으로 달아 북한의 수용 여부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반도 평화구축 의지 천명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옛 시청에서 열린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구축, 남북관계 등에 대한 새정부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2000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해 대규모 대북 경제지원과 남북 간 대화 및 특사 파견을 제안한 ‘베를린 선언’이 첫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진 것을 예로 들며 한반도 평화 구상을 풀어나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이끌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의 회귀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 추구 △남북 합의의 법제화 추진·관련국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 △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 확대 추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쉬운 4가지 제안’으로는 추석에 이산가족 상봉과 함께 성묘 방문까지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 7월27일은 휴전협정 64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날을 기해 남북이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면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제안했다. 평창 올림픽 북한 참가도 포함됐다. 
대담하는 文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옛 시청 베어홀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을 한 후 노라 뮐러 재단 국제관계 이사와 대북관계, 한·미 동맹 등과 관련해 대담을 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이번 선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평화협정 체결 추진이다. 역대 정부에서도 평화체제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평화협정 체결을 공개적으로 선언하지는 않았다. 보수진영이 강력 반발하는 민감한 이슈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한반도가 위기 상황에 직면하자 평화협정 체결을 정면돌파 카드로 들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정전협정이 유명무실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화협정 체결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의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평화체제 구축’보다 진일보한 제안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중국 식당 여종업원 송환이 없는 이산가족 상봉 추진이나,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는 북한이 문 대통령의 제안에 쉽게 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문 대통령은 연설 서두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성공 발표에 대해서도 “북한의 이번 선택은 무모하다. 국제사회의 응징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獨 윤이상 묘소에 심은 ‘통영 동백나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왼쪽 두번째)가 5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안장된 작곡가 윤이상의 묘소를 참배하기 전 이날 심어진 동백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동백나무는 윤이상의 고향인 통영에서 옮겨져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공군 1호기를 통해 베를린에 공수됐다. 서독에서 활동하던 윤이상은 1967년 동백림사건에 연루되어 한국에서 복역하다 1969년 특별석방 후 서독 국적을 취득했다.
베를린=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연설문은 출국 전날 북한이 ICBM 시험 발사 성공 발표로 마지막까지 수위 조절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ICBM 발사로 이날 대북 메시지 수위가 대폭 낮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동서독 장벽을 허물고 통일 독일을 이룬 상징적인 장소인 베를린에서 새 정부의 진일보한 남북 평화정책 구상을 밝히는데 초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쾨르버재단의 노라 밀러 국제관계 이사와의 질의응답에서 “한미 정상회담 때 미국에 분명하게 우리의 입장을 전했다”며 “미국에 우리 입장을 분명히 하며 할 말은 하는 관계로 나아가는 게 한미동맹을 더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베를린=박성준 기자,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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