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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받는 전술핵 재배치론…60년 한·미동맹 기본틀 '흔들'

입력 : 2017-07-06 18:41:13 수정 : 2017-07-06 22: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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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韓·美 군사전략 수정 불가피 / 美 본토 피습 우려 파병 여론 악화 땐 증원 병력들 제때 투입 못할 수 있어 / 한국 핵공격 받으면 핵보복도 미지수 / 선제공격·참수작전 등 대응책 논의 / 오해·오판에 의한 충돌 가능성 높여 / 일각 “전술핵 반입 국민 안심시켜야” 북한의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60여년 동안 이어져 온 한·미동맹의 기본틀이 위협받고 있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북한 ICBM 공격이 현실화하면서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골격이 유지돼온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작전계획의 근간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북한의 위협에 맞선 한국과 미국의 한반도방위전략은 유사시 미국 본토에 주둔하는 증원전력을 신속하게 한반도로 전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국군과 주한미군이 개전 초기 북한군의 공격을 저지하는 동안 미국 본토의 증원전력이 한반도에 대거 투입돼 반격하는 형태의 작전계획이다. 부침을 겪기는 했지만 이런 원칙은 바뀌지 않았고 한·미동맹 전략의 뼈대가 됐다.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B61-12 스마트 전술 소형 핵폭탄.

이제 북한 ICBM이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하는 단계에 이르면서 변화가 예상된다. 가령 미국민이 북한 ICBM 공격을 우려해 미군 파병에 부정적일 경우 미군 증원전력이 제때 한반도에 투입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한·미동맹의 근간이 무너지는 셈이다.

또 미군이 본토 방어를 위해 미사일방어(MD)망 구축에 치중한다면 중국, 러시아는 미국의 MD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신형 ICBM 개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ICBM에 맞서는 미국의 전략이 동북아 안보지형에 급격한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때도 한반도 방위전략의 수정은 불가피하다.
북한이 발사한 `화성-14`의 모습.

특히 북한의 ICBM 위협은 핵무기와 재래식 전력으로 구성된 미국의 한반도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공약을 약화시킬 수 있다.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하지 않는 대신에 한국이 핵 공격을 받으면 ICBM과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등으로 구성된 확장억제 전력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에 근거해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핵공격을 감행한다면 미국은 핵으로 보복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워둔 상태다.

그런데 미국이 본토에 대한 북한의 ICBM 공격 가능성을 알고도 유사시 북한에 핵공격을 퍼부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현 단계에서 북한이 여러 발의 ICBM을 쏠 경우 MD가 완벽하게 막아낼 것으로 100%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게 한다. 미국이 북한 ICBM의 미국 본토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한반도에서의 전쟁 상황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이 ICBM으로 미국을 선제공격할 때 발생한다. 미국이 북한의 공격을 받게 되면 북한에 대해 반격을 감행하는 방식으로 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상호방위조약을 통해 미국과 군사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 당연히 미국을 지원해야 하고,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 ICBM 위협 대응 차원에서 거론되는 선제공격, 참수작전 등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오해와 오판에 의한 충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선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미군 전술핵 재배치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산정책연구원 전성훈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의 위협이 고조될수록 한·미동맹은 한국 정부와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대북 억제력 차원의 정책적, 물리적 조치들 가운데 전술핵 재배치는 북핵에 대해 가질 수 있는 공포감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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