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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미국 서부 최고층 빌딩 ‘우뚝’… LA 스카이라인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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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27 21:06:33 수정 : 2017-06-27 21: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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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한진그룹 ‘윌셔그랜드센터’ 개관
“불가에서는 완전이란 없으며, 진정한 완전이란 완전한 상태에서 머물지 않는다. 또한, 완전이란 이미 이뤄진 상태가 아닌 시시각각 새로운 창조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월셔 그랜드 센터 개관식에서 꺼낸 법정 스님의 말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최고를 향해 끊임없이 변화해 나가려는 조 회장과 한진그룹의 경영철학을 담은 표현이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이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명품 항공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과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한진그룹은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대한항공을 비롯해 항공부문 사업과 연계한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는 한편 한층 더 나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운영 항공기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노선 확충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창사 50주년이 되는 오는 2019년 글로벌 초일류 항공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대도시 LA의 스카이라인이 바뀌었다. 이날 대한항공이 100% 출자한 미국 현지법인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HIC)은 73층, 높이 335m의 마천루를 완공했다. ‘윌셔그랜드센터’다.

23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완공된 월셔그랜드센터 전경.
대한항공 제공
27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지난 1989년 HIC를 통해 LA의 지상 15층, 지하 3층의 윌셔 그랜드 호텔을 인수했다. 이어 한진그룹은 2009년 4월 이 호텔을 최첨단 호텔·오피스 건물로 변모시키는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8년간 총 10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미국 서부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재탄생시켰다. 최상층과 오피스 공간 사이에는 900개 객실의 럭셔리 호텔이 자리 잡았다. 저층부에는 7층 규모의 상업공간 및 컨벤션 시설, 그리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3만7000㎡ 규모의 오피스로 이뤄졌다.

이 건물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창의적 발상에서 기원했다. 당초 한진그룹이나 LA시는 월셔 그랜드 호텔을 재건축하거나 리노베이션하는 것만 고민하다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때 조 회장이 “다 부수고 새로 짓자”고 제안했다. 당시는 미국 경기가 침체기였지만 조 회장은 향후 LA 지역을 중심으로 컨벤션, 관광 산업 등이 활성화될 것이라 판단해 윌셔 그랜드 호텔을 전면 재개발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해서 뛰어난 입지를 가졌지만 주변 건물에 비해 층수가 낮아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어려웠던 월셔 그랜드 호텔은 미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월셔그랜드센터로 탈바꿈했다.

◆지진 걱정 없는 최첨단 공법 도입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요세미티 계곡을 형상화한 디자인의 윌셔그랜드센터는 최첨단 건축공법이 동원된 친환경 건물이다. 특히 윌셔그랜드센터는 내진 건축 기술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윌셔그랜드센터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지역이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해 있어 엄격한 내진설계 기준이 적용됐다. 좌굴방지가새(BRB) 공법이다. 좌굴이란 기둥의 양단에 압축 하중이 가해질 경우 하중이 어느 크기에 이르면 기둥이 갑자기 휘는 현상을 말한다. 가새란 기둥 상부와 다른 기둥 하부를 대각선으로 잇는 경사재로서 지진과 태풍 등의 수평외력에 견디며 변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따라서 좌굴방지가새란 이 같은 좌굴 현상을 막을 수 있도록 건축물의 횡력을 보강하는 가새의 일종이다. 특히 압축력에 의해 좌굴이 발생하는 일반적인 강재 가새와는 달리, 좌굴방지가새는 중심부 강재를 콘크리트와 강재 강관으로 감싸고 있어 반복적인 지진 등의 외력에도 건물의 안정성과 사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윌셔그랜드센터는 장방형 평면에 높이 솟아있는 건물이기 때문에 지진 방지를 위해서는 특수한 횡력 저항 시스템이 필요했다. 통상 초고층 건물에서는 횡력(풍하중·지진하중)에 저항하기 위해 내부 코어와 외부 기둥을 연결하는 강성이 큰 수평 부재인 아웃리거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일반적인 아웃리거 시스템의 경우 가새의 크기가 커지는 단점이 있었다. 좌굴방지가새를 아웃리거 시스템의 경사재로 사용하게 된 이유다. 


◆한·미 민간외교 가교 역할도 톡톡

윌셔그랜드센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확산하고 있는 외국 기업의 자국 내 투자 확대 및 일자리 창출 기조에 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이번 윌셔그랜드센터의 개관은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고 있는 LA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윌셔그랜드센터의 LA 지역 기여를 토대로 한·미 간 새로운 민간외교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향후 미국 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확신 하에 과감하게 앞을 내다보고 투자했다는 측면에서, 국내 기업의 성공적인 글로벌 투자 사례로도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윌셔그랜드센터는 공사 기간 동안 1만1000여개의 일자리 창출과 8000만달러의 세수 효과를 얻은 바 있다. 아울러 윌셔그랜드센터가 오픈한 이후에는 1700여개의 일자리와 함께 매년 1600만달러 이상의 세수 증대 효과를 발생시켜 LA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한진그룹의 기여를 높이 평가한 LA시는 윌셔그랜드센터 완공 후 25년간 숙박료의 14% 상당을 부과하는 숙박세(TOT)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모두 6000만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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