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IG 하이브리드 |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신규 등록된 79만2275대 중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3.65%로 지난해(3.4%)보다 높아졌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인한 반사효과, 친환경에 대한 인식과 경제성, 수입차에 의존하던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국산 모델이 대거 등장한 점 등이 인기요소로 풀이된다.
기아차 K7하이브리드 |
국산차는 전용모델인 아이오닉, 니로뿐 아니라 현대차 신형 그랜저, 기아차 K7 등 다양한 차급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포진하게 됐다.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9개로 렉서스 포함 10개 모델을 판매 중인 토요타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산차들은 비슷한 연비와 동력 성능에도 수백만원대 더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상황이다. 아이오닉(2590만원)과 프리우스(3920만원), 쏘나타(3501만원)와 캠리(4040만원) 등 비슷한 차급에서 500만∼1400만원의 차이가 난다.
2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 포럼에서 아베 시즈오 토요타 상무이사가 하이브리드차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제공 |
전문가들은 친환경 요소와 경제성을 겸비한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전기를 따로 충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완전한 전기차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편리한 점이다.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갖춘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이 비효율적으로 움직일 때 전기모터가 보충하는 원리로 연비를 높인다. 정부 보조금에 높아진 연비로 얻는 경제성이 더해지는 것. 환경부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97g/㎞ 이하인 중소형 모델을 구입하면 정부보조금 100만원과 최대 310만원의 세금감면이 지원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21일 마련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 포럼에서도 그 중요성이 역설됐다. 전기차로 이어지는 친환경차 시장의 과도기뿐 아니라 미래에도 정체성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한양대 허건수 교수(미래자동차공학)는 “아직 하이브리드 자동차만큼 일반에게 다가온 친환경 자동차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 시장을 20년째 선도하고 있는 토요타의 아베 시즈오 상무이사는 “현존하는 자동차의 모든 동력을 전기로 바꾸려면 전력생산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100% 전환은 어렵다”면서 “하이브리드차는 계속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하이브리드차의 연비와 친환경에만 관심을 두는데 사실 정숙성과 운전의 즐거움 등 다양한 매력이 존재한다”며 “최근 렉서스가 선보인 LC500h의 경우 V6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해 V8 엔진 이상의 출력과 효율성의 공존을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90개국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33종을 판매 중인 토요타는 지난 1월 글로벌 누적 판매대수 1000만대를 돌파하며 하이브리드 강자의 저력을 증명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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