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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월급은 2배↑…집값은 7배↑

입력 : 2017-06-09 17:00:00 수정 : 2017-06-10 08: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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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른바 '초이노믹스' 이후 3년 사이 4가구 중 1가구만 내 집 마련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이노믹스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 정책을 의미한다.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최 전 장관을 중심으로 꾸려지면서 등장한 단어다.

9일 한국재정학회에 따르면 노영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전세제도와 전세가구의 주거유형 변화' 논문에서 전세의 월세화 추세에 전세가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분석했다.

노 선임연구원은 2014년 전·월세 거래량 146만7000여건 가운데 월세의 비중이 41.0%로, 2012년 34.0%, 2013년 39.4% 등 꾸준히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빚내서 집 사라' 25%만 내집마련…나머진 전세 유지하거나 월세살이

노 선임연구원은 2012년 이후 패널조사를 시작한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표본가구의 데이터를 이용해 2013∼2015년 사이 주거유형변화를 추적 조사했다.

그는 2012년 당시 전세 형태로 거주하던 2203가구를 2015년까지 추적 조사해 이들이 전세금 증가와 월세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들여다봤다.

그 결과 48.9%인 1077가구(1그룹)는 3년 동안 변동 없이 전세 형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를 포기한 나머지 가구의 주거 형태는 갈렸다. 24.8%(547가구, 3그룹)는 집을 사 자가거주로 전환했지만 26.3%(579가구, 2그룹)는 3년 동안 반전세나 월세를 경험했다.

최 전 장관이 취임한 2014년 7월 이후 부동산 경기를 띄워 내수를 살리고,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초이노믹스' 정책을 펼쳤다.

LTV(담보대출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하고,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렸다.

하지만 취지와는 달리 전세는 월세로 전환되고 전셋값은 폭등, 서민 주거비가 늘어 경기 활성화를 제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실상 '빚내서 집을 사라'는 정책이었지만, 2015년 기준으로 75%는 그대로 전세를 유지했거나 월세로 전락했다.

◆'초이노믹스' 이후 전셋값 치솟아…서민 주거비 늘어, 경기 활성화 발목

노 선임연구원은 조사대상의 경상소득, 자산총액, 금융자산, 실물자산, 부채총액, 순자산, 가구주나이, 성별, 교육수준, 결혼여부와 각 그룹 간의 상관관계도 분석했다.

그 결과 경상소득이 높고 순 자산이 많을수록,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배우자가 있을수록 자가점유로 전환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월세를 경험할 확률은 순자산이 적고, 경상소득이 높을수록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노 선임연구원은 "전세가구의 주거형태 변화를 장기간 추적한 최초의 연구"라며 "전세가구의 미시적 주거유형 선택형태를 실증 분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세 보증금 제도의 과세 여부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는 2011∼2014년 큰 혼란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이를 해결하려는 주택임대소득과세제도 마련의 징검다리로서 추가 연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내집마련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주부 김모(37)씨는 "정부가 건설 경기 살린다고 미분양 아파트에 세금혜택 등 각종 지원을 해주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며 "건설사들이 이를 믿고 높은 시세의 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장인 이모(41)씨는 "돈도 없으면서 무조건 신혼집은 아파트여야 한다는 일부 한국인들의 마인드도 문제"라며 "요즘 빌라나 주택도 좋은 거 많다. 빚 내어 산 집은 네 집이 아닌 은행집"이라고 꼬집었다.

회사원 박모(54)씨는 "1993년 직장인 평균 급여가 90만원이었고,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24평)는 7000만원이었다. 올해 직장인 평균 급여는 200만원 수준인데, 20여년 전과 동일한 기준으로 서울 시내 웬만한 아파트 분양가는 5억5000만원"이라며 "월급은 2배 밖에 안 올랐는데, 집값은 무려 7배 넘게 올라 사실상 내집마련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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