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발전해 가는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은 이제 얼리어댑터만의 선택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문제가 됐다. 집안이나 집밖에서나 상관없이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모든 물건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스마트 시티’는 도시 전체가 스마트 시스템으로 작동된다면서 우리를 유혹하기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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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
그렇다면 날로 발전해가는 스마트한 세계가 결국 어디까지 이르게 될까 자못 궁금해진다. 영화는 현실의 갈등상황을 그리기도 하지만, 상상 속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도 다룰 수 있는 매체이며, 많은 SF 영화에서는 해답을 미리 제시하고 있다.
조니 뎁 주연의 ‘트랜센던스’(감독 윌리 피스터)는 인간의 뇌파를 컴퓨터에 접속시킨 슈퍼컴퓨터를 눈앞에 제시하고 있다. 천재 과학자 ‘윌’은 연인 ‘에블린’과 함께 원숭이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기술 발전을 부정적으로 보는 반과학 테러단체의 공격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에블린’이 뇌만 살아 있던 ‘윌’의 뇌파를 컴퓨터에 업로드하게 되자, 스스로 진화하는 슈퍼컴퓨터가 된 ‘윌’은 점점 자신의 접속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한다.
영화 속 이 슈퍼컴퓨터는 IoT가 하는 일은 기본이며, 심지어 나노기술을 사용해 입자를 통해 모든 물질에 접속해 인간의 신체뿐 아니라 자연현상까지 접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신의 영역까지 도전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테러방지를 위해 전력을 너무 많이 쓴 ‘윌’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에블린’을 구하기 위해 자신에게 배터리를 연결시켜달라고 하지만 ‘에블린’은 이를 거절한다. 신의 힘을 지닌 슈퍼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인간이 무한 발전해 신의 능력에 도전하는 것을 우려한다. 인간을 초월하는 슈퍼컴은 이제 판도라의 상자까지 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볼 때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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