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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세계 정세 악화 땐 中·러와 군사동맹”

입력 : 2017-05-23 19:52:40 수정 : 2017-05-23 19: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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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방문… 中 이어 관계 개선 박차
美엔 “함께하고 싶지 않다” 각 세워
러시아산 무기 구매 방안 논의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닷새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와의 군사동맹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전통적 동맹국인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첫 러시아 방문에 앞서 가진 러시아 관영통신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정세가 악화한다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새로운 방위동맹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믿을 수 있는 국가는 러시아와 중국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1960년대 말부터 다른 나라에 간섭해왔다”며 “나는 어떤 것도 미국과 함께하고 싶지 않으며 그들이 나에게 뭘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멈추길 원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받았지만 거절했다”며 “나는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나의 영웅은 푸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브누코보 국제공항에 도착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모스크바=AFP연합뉴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하는 미국과 각을 세워왔다. 그는 지난해 “외국군(미군)은 2년 안에 필리핀에서 나가면 좋겠다”며 미군 재주둔을 허용한 미국과 필리핀의 방위협력확대협정(EDCA) 폐기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물러서기도 했다. 대신 미국과 필리핀의 연례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고 훈련 목적도 대테러 작전과 인도적 구호로 변경했다.

그동안 “미국과의 군사동맹이 유일하며 다른 나라와 군사동맹을 맺을 계획이 없다”고 밝혀온 두테르테 대통령의 미묘한 입장 변화는 미국 일변도 외교에서 벗어나 ‘친중·친러’ 외교노선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는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의 영웅은 푸틴”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양국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기간에 필리핀의 러시아산 무기 구매 방안을 논의하고 무기 거래를 원활히 하는 군사기술협정을 맺을 계획이다. 지난 2일 미 상원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이유로 필리핀 경찰에 주어질 무기 수출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에 반발한 것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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