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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유권자 관심과 질책이 참정치인 만드는 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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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03 01:06:18 수정 : 2017-05-03 0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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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발톱 아래 염증이 생겨 병원에 갔다. 양말을 벗고 발을 보이니 의사가 묻는다. 발톱이 원래 이런 모양이었나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 발톱이 원래 어떤 모양이었는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정치란 내게 발톱 같은 것이었다. 어떤 모양인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몰랐다. 심지어 그것이 존재하는지도 평소에는 몰랐다. 공기 같은 것, 늘 거기에 있으나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 중요성 또한 몰랐다.

이러한 태도는 이전 선거에 참여할 때도 반영됐다. 이 후보는 공약은 좋은데 성격이 독선적인 것 같고, 저 후보는 소속 정당이 마음에 드는데 개인 역량은 부족한 것 같았다. 그런 식으로 기준선 위로 삐져나온 후보들을 하나씩 잘라내고 나면 남는 것은 결국 정치인은 다 똑같다는 혐오뿐이었고, 그래서 ‘정치’라는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런데 정치가 생존의 문제 혹은 실존의 문제라면 선거를 대하는 나의 태도도 달라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정치는 결국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 어떤 분야보다도 더 ‘사람’의 일이다. 내가 사람인 만큼 정치인도 사람이며, 그렇기에 완벽한 후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인을 영웅으로 만드는 것은 그 자신의 자질보다는 유권자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질책이다.

최근 부평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느낀 것은 우리는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그리고 신중하게. 꼼꼼히 따지고 깊이 고민하되, 사람에 대한 실망이 정치에 대한 절실함을 가려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언젠가는 정치의 ‘모양’을 궁금해하는 일 없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송상현·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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