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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상칼럼] 눈치 외교를 넘어 스마트 외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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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01 01:28:18 수정 : 2017-05-01 01: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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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코리아패싱에 위기 봉착 / 상황따라 임기응변식 외교 한계 / 대전략 바탕 둔 예측 가능성 필요 / 초당적 합의로 전략가 등용 시급 우리가 미·중으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는다고 한국 외교관들이 한때 좋아했다. 그 당시 한·중 정상은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했고, 미국은 한국 외교의 중국경사(傾斜)를 우려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중국발 한한령(한류 금지령)과 경제보복 행위가 지속되고, 미·중·일 간 북핵 논의과정에서 한국만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 징후가 보인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을 한국이 지불하라는 폭탄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한국 외교관들이 대미·대중외교를 효율적으로 수행해온 것처럼 보였지만 결정적 순간에 한한령, 코리아 패싱에 봉착했다.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눈치외교 때문이다.

중국의 한한령과 경제보복은 한국 외교 대전략의 부재, 이로 인한 대중국 외교결례와 관련 있다. 우리 정부가 사드의 필요성을 일관성 있게 주장하고 대중국 설득외교에 심혈을 기울였더라면 중국이 이처럼 반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중 사이에서 눈치보느라 사드 도입에 대한 입장을 사전에 설득하기는커녕 도입 결정을 부인하는 데 급급했다. 한·중 양국 간 최고위급 회동의 기회가 있었는데도 최종결정을 통보하지도, 양해를 구하지도 않은 외교결례를 범했다. 사드는 단지 북핵 대비용이고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제 참여와는 무관함을 역설했어야 했거늘 외교·안보 밑그림을 제시하는 전략가가 눈에 띄지 않다 보니 설득외교의 기회를 놓쳤다. 아무리 뛰어난 외교관이 있다고 해도 외교 일선에선 대전략 부재로 인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김우상 연세대 교수·전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북한이 호시탐탐 6차 핵실험 기회를 엿보는 가운데 미·중, 미·일 정상은 연쇄 전화회담도 마다하지 않았다.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전개했고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도 언급했다. 사드 배치도 서둘러 완료했다. 한반도 위기고조를 직시한 미·중은 유엔 안보리 북핵 장관급회담을 긴급 개최해 고강도 대북 경제제재를 이행하는 데 합의하는 동시에 협상 가능성도 열어두기로 했다. 북한은 이러한 미·중 압박을 무시한 듯 탄도미사일 기습발사로 응했다. 단지 한국만 속수무책인 듯하다.

한국 외교가 더 이상 이래서는 안 된다. 한국은 이미 세계 7대 ‘2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로 진입했고, G20(주요 20개국) 회원국이다. 강대국이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영향력 있는 중견국이 된 만큼 이에 걸맞은 스마트 외교의 추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스마트 외교의 핵심은 대전략에 바탕을 둔 예측 가능한 외교다.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의 대미·대중외교로는 부족하다. 국가안보 대전략은 한·미동맹에 입각한 국가안보 우선주의, 경제외교 대전략은 자유무역에 입각한 경제적 국익추구 우선주의여야 한다.

북한의 군사위협 대비책의 일환인 사드 도입이 우리 안보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중국 눈치를 보며 망설일 이유가 없다. 중국이 북핵 위협을 제거하는 데 미국처럼 적극적이지 않는 한 중국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다. 자유무역에 근거한 중국과의 교역 및 투자행위에 미국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기존 국제경제질서를 유지하는 데 일조하는 행위다.

심각한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에서 사드로 인해 더 이상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 5월 9일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예측 가능한 외교로 중국에 사드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 한·미 간 사드 비용 문제로 오해가 더 이상 생기지 않고, 북핵 해결방안에도 우리 목소리가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초당적 비전으로 스마트 외교를 추진할 수 있는 외교·안보 전략가를 제대로 등용하기를 기대한다.

김우상 연세대 교수·전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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