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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배우자도 함께 뛴다] ① 문재인 후보 부인 김정숙씨

입력 : 2017-04-26 18:49:28 수정 : 2017-04-26 18: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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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동안 매주 호남 찾아 봉사… ‘참 잘왔네’ 반겨줘”/경로당·시장 방문하고 간담회도/ 하루 일정 10개 소화하며 강행군/ 숙소 근처에 단골 목욕탕도 생겨/ 反文 정서 녹여 ‘따뜻한 정숙씨’/“그냥 마음 낮춰서 최선 다하겠다” 2012년 ‘유쾌한 정숙씨’라는 별명으로 더 친숙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아내 김정숙(63)씨는 최근 ‘따뜻한 정숙씨’로 통한다. 문 후보의 ‘대선 재수’를 함께 하며 김씨의 별명도 바뀐 셈이다.

2012년 대선에서 무뚝뚝한 문 후보를 대신해 유쾌한 웃음으로 시민들을 만났던 김씨는 대선 이후 주변에서 위로를 받거나 위로를 하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김씨는 서민의 애환을 보듬어주고 배려하는 데 더 정성을 기울이며 ‘따뜻한 정숙씨’로 변신했다. 김씨는 26일 부산 안국선원 법회를 찾은 자리에서 “예전에는 조바심을 가졌는데 조바심을 해도 될 일이 아니니 그냥 마음을 낮춰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에는 “남편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상 투지가 생긴다”고 말해 화제가 됐던 김씨와는 사뭇 다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부인 김정숙씨(오른쪽)가 26일 낮 부산 부산진구 서면시장에서 상인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소화제 먹어가며 8개월간 호남행

“소화제 매일 먹어가며 얘기를 들었어요. (결국에) 마음을 열어주시면서 ‘그래, 지금이라도 참 잘 왔네’ (하셨어요).”

김씨는 지난 24일 광주의 한 교회에서 배식봉사를 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요양보호사 교육원을 방문하고 노래교실에 들렀다가 광주 남구, 북구, 동구의 경로당 4곳을 잇달아 방문했다. 양동시장을 방문하고 광주 문화예술가 간담회까지 일정 10개를 하루에 소화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직장생활을 하다 문 후보와 결혼한 이후 줄곧 부산에서 지낸 김씨는 최근 광주가 더 친근하다.

김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8개월 동안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찾았다. 한 테이블에 2∼3명씩 함께 앉아 이야기를 듣는 것이 김씨 일과였다고 한다. 광주 무등산 인근 숙소 근처에 단골 대중 목욕탕이 생겼고, 전남 섬마을에 들어갔다 배가 끊기면 마을회관에서 잠을 청했다. ‘호남 특보’라는 별명이 생겼다. “(대선에서) 저 많은 분들이 우리 남편을 도와줬는데 우리는 무엇을 해줬고 얼마나 이해하고 있나”라는 생각에 호남을 찾았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매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때로는 문 후보를 향한 ‘쓴소리’를 듣다 보니 소화제를 먹어가며 사람들을 만났다고 한다.

◆군 면회 가며 안개꽃, 호칭은 ‘재인씨’

김씨는 문 후보를 ‘재인씨’라고 부른다. 연애 시절 문 후보를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언론 인터뷰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2012년 대선 때는 캠프에서 ‘후보’라고 지칭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지만 격식을 차리기보다 익숙하고 편안한 ‘재인씨’라는 호칭을 굳이 바꾸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 캠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씨와 문 후보는 경희대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났다. 문 후보가 3학년 때 열린 법대 축제에서 음대 성악과 신입생이던 김씨와 파트너가 됐다. 이후 문 후보가 유신반대 시위에서 최루탄을 맞아 기절했다가 누군가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는 것을 느끼며 눈을 떠보니 김씨가 눈앞에 있었다고 한다. 문 후보가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됐을 때, 석방 이후 곧바로 강제징집돼 특전사에 복무할 때 김씨가 면회를 왔다고 한다. 문 후보는 자서전에서 “제1공수여단에 배치된 후 처음 온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김씨가 통닭이 아니라 안개꽃만 한아름 들고 와 내무반 동료들과 배꼽을 잡고 웃었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2012년 유쾌한 정숙씨는 이제 어렵고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사람이 됐다. 호남에 다니면서 따뜻한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설명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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