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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며] 다른 세상과 기쁜 만남,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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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6 22:19:19 수정 : 2017-04-26 22: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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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생들과 정 나누며 추억 쌓아
사익 앞세우면 참된 만남 될 수 없어
지난 겨울방학 때 일본 문화교류 차원에서 학생들과 함께 도야마현에 있는 학교로 홈스테이를 갔다. 그 학교에서 올여름에는 한국으로 홈스테이를 온다고 연락이 왔다.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이제 시작하고 있다.

도야마현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의 무대가 된 바로 옆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해안가는 동해 바다가 넓게 펼쳐져 있고 내륙부는 높이 3000m 이상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산들이 우뚝 서 있다. 최근에 상영됐던 ‘너의 이름은’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무대가 된 아름다운 자연지역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폭설지역이라서 5월에 가도 10m 높이의 눈벽 사이를 버스가 지나가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홈스테이를 갔던 학교는 높은 건물이 하나도 없는 논밭과 아담한 집들이 모여 있는 조용한 마을에 있었다.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이 학교는 여러 나라의 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문화교류에 힘을 쏟고 있다. 그리고 자매결연 학교에 학생들을 유학 보내는 것이 특징인 학교다. 이에 반해 우리 학교는 교류보다 공부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처음 교류를 시작할 때 앞으로 계속하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미리 전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그래도 괜찮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합시다”라고 말씀해 교류를 시작했다.

첫 교류는 한국학생과 일본학생이 1명씩 짝지어 일본 학생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것이었다. 이날을 설레면서도 긴장하고 기다린 학생들이 자기 짝꿍과 처음 만났을 때, 서로 분위기가 비슷한 학생끼리 짝지어 있어서 참 신기했다. ‘2박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짝꿍끼리 등교도 같이 하고 수업도 같이 받으면서 어떤 아이는 영어로, 어떤 아이는 일본어로 소통하면서 통하지 않을 때는 손짓 발짓으로 정을 나누었다. 홈스테이는 학부모의 도움이 필수다. 사전에 한국학생이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식의 알레르기가 있는지 없는지 세세한 부분까지 알아봐 주고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교류를 많이 하는 학교다 보니 학부모들도 익숙해져 있는 것 같았다. 3일간의 여정이 지나가고 학생들은 아쉬워하면서 다음 기회에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졌다. 학생들에게 서로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이 되었다.

요즘 학생들에게도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나라가 다르고 언어나 문화가 다르다 보면 이해하기 힘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도 조금만 용기를 내고 다른 세계로 한발 내밀어 이해하려고 하면 더 큰 기쁨이 있는 것을 이번 기회에 경험했을 것이다. 이렇게 신세를 졌으니 다음번에는 우리가 홈스테이를 받아들여야겠다는 한국학생들의 의견이 많았다. 더 오고 싶고,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은 언어로 소통이 잘 안 된다 하더라도 상대를 기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

도야마현은 학교뿐 아니라 도시 자체가 교류를 하고 있었다. 학교 근처에 있는 유리공장으로 유리체험을 하러 가는데 거기서도 국내외적으로 교류하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관광하러 간다면 오사카나 동경이 더 재미있겠지만 마음이 통하는 교류를 한다면 앞서 말한 도시보다 훨씬 매력이 있는 지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교류는 기쁨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부터 시작한다. 자기 이익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먼저 서로 기쁜 관계가 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발전의 시작이다.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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