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첫사랑을 부르는 몬테풀치아노 가따베끼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2017-04-21 06:24:03 수정 : 2017-04-21 11:48:2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탈리아 와인성지 몬테풀치아노를 가다

가따베끼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몬테풀치아노 거리

중세시대에 세워진 고풍스러운 건축물들. 한집 건너 한집일 정도로 지천인 와인바와 와인샵, 동화같은 예쁜 상점과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수공예 기념품샵. 좁은 골목 건물의 반향을 무대삼아 은은한 선율을 연주하는 거리의 기타리스트. 언덕을 따라 골목을 오르면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만드는 이곳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남부 시에나 인근의 유명 관광지인 ‘와인 성지’ 몬테풀치아노랍니다. 높은 언덕위에 있는 고대 도시 몬테풀치아노로 향하는 길에는 토스카나의 상징이기도 한 그림같은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펼쳐져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지요.

몬테풀치아노 거리 구두가게
몬네풀치아노 기념품샵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투스카나 언덕
투스카나에서 이탈리아 와인 최고등급인 DOCG를 받은 지역은 모두 6곳으로 끼안띠(Chianti), 끼안띠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Vino Nobile di Montepulciano·VDM),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BDM), 카르미냐노(Carmignano), 베르나차 산 지미냐노(Vernaccia San Gimignano)입니다. 그중 VDM은 1980년 이탈리아에서 DOCG를 최초로 받은 곳입니다. 몬테풀치아노가 이탈리아 ‘와인의 성지’로 불리는 이유지요. VDM은 귀족들에게 공급하던 와인이어서 ‘비노 노빌레’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즉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는 몬테풀치아노에서 생산되는 귀족을 위한 와인이라는 뜻이랍니다.

저렴한 가격의 와인들
지금은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에서 생산되는 ‘이탈리아 와인의 왕’ 바롤로, 투스카나 남부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베네토에서 건조한 포도로 빚는 아마로네 등 이탈리아 3대와인과 볼게리 지역의 슈퍼투스칸 유명해지면 VDM은 이들의 명성에 다소 가려져 있습니다. 끼안띠와 비슷한 수준의 와인으로 인식되고 있지요. 하지만 몬테풀치아노 와인은 보통 2년이상 오크숙성하고 리세르바급은 3년이상 숙성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끼안띠 클라시코는 물론, BDM 못지 않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는 고급와인입니다. 그런데도 훨씬 착한 가격에 VDM을 즐길수 있답니다. 실제 몬테풀치아노 거리를 걷다보면 10유로 미만에 즐길 수 있는 고급 품질의 와인들을 쉽게 찾아 볼수 있습니다. 

VDM은 끼안띠에서 사용하는 이탈리아 토착 품종 산지오베제의 클론중 하나인 프루뇰로 젠틸레(Prugnolo Gentile)를 70% 이상 사용해야 합니다. 나머지도 이탈리아 토착품종인 까나이올로 네로, 콜로리노 등을 섞어서 만듭니다. 토착품종을 사용하는만큼 이탈리아 와인의 특징을 잘 담고 있지요.

가따베키 와이너리 오너 루카 가따베끼
몬테풀치아노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중 한곳이 4대째 와인을 빚고 있는 깐티나 가따베끼(Cantina Gattavecchi)입니다. 와이너리 오너 루카 가따베끼(Luca Gattavecchi)씨는 VDM 협회장을 지낸 와인메이커입니다. 그가 만드는 대표 와인이 프루뇰로 젠틸레 100%로 36개월 숙성하는 최고급 와인 가따베끼 비노 노빌레 디 몬체풀치아노 DOCG 리세르바입니다. 또 가따베끼 비노 노빌리 디 몬테풀치아노도 24개월 숙성해 우아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가따베끼 동굴 셀러
몬테풀치아노 중심거리에 있는 가따베끼 와이너리는 로마시대때 만들어진 2600년된 동굴 셀러를 와인 숙성고로 사용하고 있어 볼거리도 풍부합니다. 가따베키 가문은 대대로 몬테풀치아노에서 와인을 빚었는데 2차세계 대전중인 1944년 비극적인 폭격으로 루카씨의 조부 빈센조(Vincenzo)가 운영하던 와이너리가 모두 파괴되고 맙니다. 우여곡절 끝에 부친 발렌티(Valente)와 조모 시도니아(Sidonia)는 와인사업에 재건에 나서 파드리 세르비티(Padri Serviti) 수도원이 사용하던 현재의 지하동굴에 와이너리와 셀러를 다시 지어 이상적인 와인숙성 저장고를 마련하게 됩니다. 와이너리를 찾은 관광객들은 지하 3층으로 이뤄진 로마시대의 동굴 셀러를 탐방하고 1층의 와인샵에서 좋은 가격으로 가따베끼 와인 구입할 수 있습니다. 또 2층에 마련된 레스토랑에서 가따베끼 와인을 즐길수 있어 몬테풀치아노의 명소로 인기가 매우 높답니다. 

가따베끼는 현재 몬테풀치아노에서 최고급 프로뇰료 젠틸레가 재배되는 아르지아노(Argiano), 세르보냐노(Cervognano) 레 카지오레(Le Caggiole) 등 3곳의 포도로 최고급 몬테풀치아노 와인을 생산합니다. 이 3곳은 마이크로 클라밋으로 기후가 조금씩 달라 다양한 포도의 조합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빚을 수 있다는군요. 가따베끼는 또다른 와이너리 포지오 알라 살라(Poggio alla Sala)도 소유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좀 더 현대적인 스타일의 와인을 빚고 있습니다.

가따베끼 와인을 소개하는 레스토랑 관계자
가따베끼 오너 루카 가따베끼
와인은 그 와인을 빚는 사람을 닮기 마련입니다. 실제 현지에서 테이스팅한 가따베끼 와인들은 오너인 루카씨를 그대로 닮았습니다. 와인메이커이기도 한 그는 말과 몸짓에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심성이 묻어나는 우아한 젠틀맨인데 가따베끼 와인들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처럼 ‘엘레강스’입니다. 가따베끼는 몬테풀치아노의 전통을 지키고 존중하며 자연에 귀를 기울여 와인을 빚는 양조철학을 고수하고 있다고 하네요. “와인은 만드는 사람의 품성 상향 성격이 담기기 마련이지요. 가따베끼가 추구하는 와인은 우아함이에요. 그 지역의 전통의 떼루아와 품종을 잘 보여주고 밸런스가 뛰어난 와인을 빚는 것이 오래된 양조철학이랍니다” 

가따베끼 로쏘 디 몬테풀치아노
가따베끼는 이처럼 자연에 순응하며 그해 포도 상태에 따라 와인 메이킹을 다르게 해 빈티지 특성을 잘 살리는 와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로쏘 디 몬테풀치아노는 과일향이 좋은 신선한 레드 와인인데 목넘김이 너무 부드러워 편하게 즐길수 있습니다. 기자는 독일과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로 다소 피로가 쌓인 상태로 이 와인을 만났는데 음식과도 매칭이 매우 잘되고 부드럽게 몸에 녹아들어가 깜짝 놀랐습니다. 루카씨는 “첫사랑을 부르는 몬테풀치아노”라고 말합니다. 첫사랑은 절대 잊을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첫사랑을 떠올리는 와인이라니 이보다 더 낭만적인 와인이 있을까요. 와인을 빚는 루카씨의 센치멘탈이 그대로 담겨있는 이 와인은 그의 말대로 몬테풀치아노 사이프러스 언덕 풍경과 함께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추억을 남깁니다.  

투스카나=글·사진 최현태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지은 '너무 아름다워'
  • 이지은 '너무 아름다워'
  • 이유미 '사랑스러운 미소'
  • 있지 유나 '여신의 손하트'
  • 전소민 '해맑은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