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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페셜 - '우주' 이야기] (3) 우리 만의 우주탐사 전략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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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11 10:00:00 수정 : 2023-11-12 21: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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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우주탐사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아시아 이웃 국가인 일본과 중국, 인도 모두 달과 화성 탐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주변국들의 발 빠른 행보에도 조급하게 이들의 뒤를 쫓기보다 우리만의 독자적인 우주탐사 전략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한국형 달 탐사에 나설 궤도선(오른쪽 상단), 착륙선(오른쪽 하단)과 탐사 로버의 개념도

우주탐사는 국가 과학기술의 총체적인 능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분야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타 산업은 물론이고 전략 분야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1961년 5월 “1960년대 중에 유인 달탐사를 하겠다. 달에 가는 게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하려고 한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했다. 이후 미국은 수학교육부터 뜯어고쳐 과학기술 개발에 일대 혁명적인 변화를 주었다. 미 정부예산에서 최고 5.5%, 총 2000억달러(10일 환율 기준 231조3000억원)를 투자할 정도로 국력을 집중했다. 미국은 케네디의 선언 후 채 10년이 지나지 않은 1969년 소련을 제치고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킨 뒤 귀환까지 성공한다. 이는 단순히 우주탐사에서 소련을 이긴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 전반에 걸친 우위를 확보함과 동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과 같은 국방에서도 우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궁극적으로 20년 후 소련을 무너뜨림으로써 체제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되었다.

 

 

 

 

 

 

 

 

 

 

 

 

 

2000년대 이후 세계 달 탐사 추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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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그동안 축적한 우주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달 탐사에 나섰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지속적인 우주 탐사를 위해서 우리가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어야 하고, 장기적으로 우주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어야 국민이 이해할 수 있다. 우주 기술의 진일보를 이루는 것은 물론이고 첨단 산업기술의 발전과 안보 등 다방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일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우주 탐사 현황을 살피면 달과 화성의 ‘정복’에 나선 중국의 움직임이 두드러져 보이는데, 중국은 미국, 유럽과 아울러 2020년대 화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로버(월면차)를 보내는 계획도 추진 중에 있다. 미국은 지구 저궤도에 화물과 승무원을 수송하는 사업을 기업에 맡기는 등 민간의 우주 진출을 장려하고 있으며, 2030년대 중반 유인 화성탐사를 국가목표로 설정해 발사체와 우주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협력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은 이미 미국항공우주국(나사·NASA)과 달탐사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화성탐사의 파트너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력을 요청받을 가능성도 크다.

 

 

 

 

 

 

 

 

 

 

 

 

 

2000년대 이후 세계 화성탐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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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우주 기술적 측면과 국내 경제상황, 한반도 주위의 안보상황, 국제 우주탐사 동향을 종합 고려할 때 한국형 발사체와 추진 시스템 개발이 급선무다. 우주탐사를 수행하는 모든 국가는 발사체와 추진 시스템을 자체 개발한다. 우주탐사 기술 수준의 척도는 멀리 정확하게 탐사선을 보내는데 달렸다. 우리의 우주탐사 핵심 목표 역시 자체 발사체와 추진 시스템을 이용하여 2020년대와 2030년대 각각 달과 화성 궤도에 탐사선을 투입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우주탐사는 발사체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검증하는 최적의 무대가 된다. 발사체 능력을 바탕으로 국제협력에도 나서야 한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최대한 활용해 선진국의 우주부품과 시스템 대비 고성능의 제품을 자체 개발해야 한다. 우주탐사선의 전자부품은 저궤도 위성에 비하여 30% 정도 무게를 줄여야 하고 극심한 수준의 방사능과 초저온 환경에서도 견뎌야 한다. 우주 시스템은 황금보다 4~5배에 달하는 고부가가치이며, 전형적인 다품종 소량 생산공정이다. 공정자동화가 불가능해 수공업에 의존하므로 고용 효과도 크다. 우주탐사선 개발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기본설계와 사업관리만 담당하고, 대부분의 개발이 산업체에서 이루어지도록 해 고부가가치 시스템 개발 및 고용 효과도 높여야 한다. 

 

 

 

장거리 심우주 통신과 추적, 항법 기술 개발에도 중점을 두어야 한다. 우리가 처음 개발하는 분야이지만 향후 장거리 레이더 시스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등 국방안보에도 핵심적인 기술이 될 뿐 아니라 우주탐사 국제협력 관점에서 보면 선진국과 대등하게 기여할 수 있기도 하다.

원격 정밀관측 탑재체의 개발도 중요하다. 고해상도 카메라는 이미 국내 기술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지만 레이더와 레이저 탑재체 기술은 아직 부족하다.

우주탐사는 대한민국의 우주개발 발전단계로 보면 당장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선진국들은 물론이고 아시아의 이웃 국가들도 활발하게 나서고 있어 우리도 시급히 추진해야 할 형편이다. 그렇더라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주탐사가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 현실에 전략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조급한 마음을 갖기보다 바른 방향을 설정하여 차근차근 추진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융합기술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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