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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 리포트] 아이 뒷전… 엄마들의 ‘편가르기’ 유감

입력 : 2017-03-09 21:31:50 수정 : 2017-03-09 21: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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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자랑·선생님 흉 보며 ‘동질감’ / 아이끼리도 그룹… 소수는 소외감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겨다니게 됐다. 지난 6일 교회 부속 유치원에서 열린 입학식에 다녀왔다. 신입 유치원생 24명의 입학식에는 언뜻 봐도 100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행복한 모습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엄마들은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받느라 어수선했다. 그렇게 한 차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나는 왜 엄마들끼리 전화번호를 주고받는지 공감하지 못했다. 친구가 없어서일까 생각했는데 그런 것 때문은 아닌 듯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놀이터 한 곳에 자리 잡은 엄마들이 선생님들 흉을 보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 바로 놀이터 사이에 어린이집 조리공간과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엄마들은 과감했다. 답은 정해놓고 아이에게 유도질문 후 본인이 본 것과 결합시켜 선생님들을 추궁하고 아이의 잘못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러니 이쯤 되면 엄마들끼리 ‘으쌰으쌰’하려고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선입견이 생겨버린다. 여러모로 엄마들의 욕구만 만족시킬 뿐 아이들은 뒷전이다. 그렇게 삼삼오오 모여 자식자랑에 선생님 흉보는 중에 아이들은 특정 엄마의 아이들끼리 친구가 되어버린다. 문제는 이런 엄마들의 문화 속에 제대로 끼지 못하는 소수가 발생하는 것이다. 아이의 반 친구 중에 유독 한 아이가 모든 반 아이들을 심하게 물어뜯은 적이 있었다. 우리 아이가 제일 마지막으로 물렸는데, 이미 다른 엄마들은 그 아이와 아이 엄마를 이상한 사람으로 궁지에 몰아 넣었다. 물린 상처가 워낙 심하기는 했지만 엄마라는 사람들이 한 가정의 모자를 편부모로 만들었다가, 입양아로 만들었다가 하는 일은 듣기 불편한 진실이었다. 그런 엄마들의 입이 문제인 것 같다. 오죽하면 이 뚝심 있는 작은 교회의 원장은 선생님들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절대 학부모에게 알려주지 않는다고 하는지 믿음이 들었다.

김은서 리포터 yoyiii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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