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소식통은 20일 “김정남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마카오의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의 보호를 받았다”며 “스탠리 호와 김정남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분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북 정보 파트 업무 경험이 있는 정보당국 관계자는 “정확한 얘기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김정일이나 김정남이나 마카오의 큰 고객이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직 고위급 정보기관 관료는 “마카오 카지노 재벌의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은 부분적으로 있다”고 확인했다. 김정남 본인은 생존 당시 마카오 카지노에서의 도박설에 대해 고미 요지(五味洋治) 도쿄신문 편집위원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으나 그의 도박설은 끊이지 않고 제기되곤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는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이 일본 TBS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김정남이 공항 관계자에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TBS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
김정남 본인은 중국의 보호를 당연하게 여겼던 것 같다. 그는 고미 편집위원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감시인지 보호인지 잘 모르겠지만, 중국 정부로부터 호위를 받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김정남은 2010년 11월 고미 위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제가 중국에 오래 체류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간부들과 별로 인연이 없다”며 “중국 정부가 저와 제 가족의 신변을 보호하는 것은 이웃 국가 지도자의 가족에 대한 당연한 예우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저를 차기 지도자로 지목하고 보호하고 있다는 견해는 사실과 맞지 않다”며 “중국 정부는 북한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북한 최고지도자(당시 김 국방위원장)의 장남일 뿐 북한 정치와 무관한 인물이라는 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였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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