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데일 장군과 함께 수용되었던 포로들 중 미래를 낙관하는 데 집중했던 사람들은 그 기대가 좌절되었을 때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여 무력하게 죽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스톡데일 장군의 지도대로 마음을 다잡았던 사람들은 결국 살아서 수용소를 나올 수 있었다. 즉, 스톡데일 패러독스에 따르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에는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지닌 동시에,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용기’를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부 직원들을 만나서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상황들이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나는 직원들에게 무조건 “열심히 하라”라고 말하기보다는, “어렵더라도 문제의 본질에 파고들기 위해 노력하고, 오래 걸려도 반드시 극복하여 오히려 위대한 발전의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자”고 당부한다. 때로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워 보여 뚜껑을 열고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을 주저하게 되지만, 그럴 경우 문제의 본질과 디테일 안에 숨어 있는 해결의 실마리도 함께 놓치게 된다는 것을 30여년 간의 공직 경험을 거쳐 절감하여 왔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상황과 위기에 대한 집단적 인식 공유와 해결 방향 마련, 그리고 강한 극복 의지와 지속적인 행동이야말로 우리를 궁극적으로 위대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오늘날 스톡데일 패러독스가 주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곱씹어본다. 정해진 석방 날짜도, 살려 보낼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냉혹한 포로 생활 속에서 “나는 여기서 풀려날 거라는 희망을 추호도 버린 적이 없으며 이 경험을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내 생애의 전기로 만들겠다”라고 다짐 했던 스톡데일 장군의 말처럼 올해를 우리 정부와 사회, 나아가 우리나라의 새로운 전기로 삼고, ‘Good to Great’를 꿈꾸며 기적과 같은 반전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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