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빅텐트 또는 스몰텐트는 영어와 외래어로 구성돼 있지 않은가. 따라서 회동은 ‘모임’으로, 빅텐트는 ‘큰 천막’, 아니면 ‘큰 텐트’라고 쓰면 어떨까 한다. 그러면 뜻도 잘 통하고,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대선 경주라 하면 될 것을 ‘대선 레이스’로, 박근혜 대통령의 숨은 지지층이라 하면 될 것을 ‘샤이 박근혜’로, 사실(진상)이라고 하면 될 것을 ‘팩트’로, 말씨(단어 선택)를 ‘워딩’으로, 주요어(핵심어)를 ‘키워드’로, 답변 불가(논평 보류)를 ‘노코멘트’라고 쓰고 있다.
이렇듯 우리말로 해도 될 말을 왜 굳이 어려운 한자어와 영어를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 어려운 한자어와 영어를 써야 유식하고 세련돼 보인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 아닐까. 아무쪼록 언론, 특히 정치평론가들은 지금부터라도 가능한 한 외국어는 삼가고 순화된 우리말 쓰기를 촉구하는 바이다.
배연일 시인·경안신학대학원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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