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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관가 덮친 불확실성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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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06 21:51:35 수정 : 2017-02-06 21: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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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라는 이름 석 자가 나오고 몇 달 동안 세종 관가는 쑥대밭이 됐다. 실세 장관 왔다고 으스대던 문화체육관광부는 수장들이 줄줄이 구속되면서 직원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됐다. 에이스를 자임하던 기획재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검찰 압수수색의 수모를 겪었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는 특검의 압수수색 대상으로 전락해 체면을 구겼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차관이 특검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수사선상에 오른 전·현직 고위공직자 숫자가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소속 부처 공무원들은 수사기관에서 걸려오는 전화에 평상심을 잃은 지 오래다. 언론에 그럴듯하게 해명하고 걱정하는 지인들을 안심시키다 보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천종 경제부 차장
올해 우리 경제의 유일한 활로는 수출이다. 얼마 전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는 기재부와 산업부의 사전조율 미숙으로 빈축만 샀다. 기재부는 보호무역주의를 부르짖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맞춰 미국산 자동차와 항공기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통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보도가 나오자 “미국 자동차의 수입 확대 방안을 검토한 바 없다”며 딴소리를 했다.

치솟는 물가에 유일호 부총리는 4년 만에 ‘물가 장관회의’를 부활하며 물가를 잡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은 반대로 가고 있다.

지난해 방만 경영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슈퍼갑’ 기재부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완승했다. 기재부는 두 은행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려다 금융위원회와 두 은행 노조의 반대로 무위에 그쳤다. 공공기관 지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두 은행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문제가 기재부와 금융위의 밥그릇 다툼 양상으로 전개된 과정이 문제다. 지금은 공직자가 권한다툼에 몰두할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인사가 만사인 공무원들의 시선은 여의도에 꽂혀 있다. 너나없이 조기대선과 정부조직 개편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어느 부가 해체 대상 1순위라느니, 이미 유력 대선주자 캠프 내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이 검토되고 있다느니 하는 설이 난무한다.

정권 말기마다 반복되는 레임덕 신드롬이 이번엔 현직 대통령 탄핵 국면과 맞물리면서 더 심화된 양상이다.

경제에서 악재보다 더 나쁜 게 불확실성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실물경제의 그늘을 깊게 한다. 문제는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이 많은 서비스업종이 직격탄을 맞는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보면 과거에도 정치 불확실성이 높았던 시기에 자영업자·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이 많은 서비스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이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런 불확실성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국익은 괘념치 않은 채 탄핵심판을 장기전으로 끌고 갈 태세다. 이쯤 되면 동네 치킨집 사장님들과 막노동판 노동자들이 박 대통령을 상대로 생존권 수호를 위한 집단소송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이천종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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